SBS 뉴스

뉴스 > 생활·문화

음란물로 쌓은 1천억 대 부…수사받고도 멀쩡했던 양진호

김수형 기자

입력 : 2018.11.06 20:39|수정 : 2018.11.06 22:14

동영상

<앵커>

지금부터는 양진호 회장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양 회장이 차에서 탄 채 찍은 이 사진은 꽤 유명해졌습니다. 그런데 이 차 가격이 수억 원에 달하는 수퍼카입니다. 이뿐 아니라 양회장이 가지고 있다는 또 다른 차도 10억 원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동안 1천억 원 대의 재산을 모았다고 알려졌는데 어떻게 그 많은 돈을 벌었는지 먼저 김수형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양진호 회장이 소유한 웹하드 업체 파일노리와 위디스크의 감사보고서입니다. 연 매출이 각각 210억 원, 160억 원이었고 더 놀라운 것은 수익률이 60%가 넘는다는 겁니다.

[이총희/회계사 (지난 7월 28일 그것이알고싶다) : 사실 60% 수익률이라고 하면 제가 그 사업을 하고 싶을 정도인데, 파일 중계하는 수수료를 통해서 수익을 내고 있다고 볼 수 있고요.]

이렇게 번 수익의 상당수는 양 회장이 소유한 모회사로 고스란히 현금 배당됐습니다.

양 회장이 어떻게 부를 축적했는지는 지난 2011년 검찰 수사를 통해 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불법 업로드 회사를 만드는 건 물론, 헤비 업로더에게 돈을 주고 저작권자 허락 없이 마구잡이로 영상을 올렸습니다. 특히 불법 콘텐츠 비율이 60%나 됐습니다.

프로그램을 내려받는 사람들에게 100MB당 10원 정도를 과금했는데, 70% 정도를 양 회장 회사가 가져가는 방식이었습니다.

양 회장은 당시 저작권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지만 집행유예 처벌을 받고 풀려났습니다.

불법 촬영된 유출 영상을 유통시킨 혐의에 대해서는 진상이 규명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이후 양 회장은 사업을 확장했고 필터링 업체는 물론 범죄 영상을 삭제해주는 대가로 돈을 받는 디지털 장의 업체까지 실소유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이번 수사에서 양 회장의 음란물 카르텔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이 이뤄질지 주목됩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앵커>

이 내용 취재한 김수형 기자와 좀 더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Q. 양진호 실소유 웹하드 업체, 몰카 영상도 유통?

[김수형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물론 필터링 업체가 관리하는 시늉을 하기 때문에 이것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릴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인터넷을 검색해보면 이런 필터링을 우회하고 무력화시키는 방법을 어렵지 않게 찾아 낼 수 있는데요, 이런 몰카 유출 영상은 양 회장이 실소유한 국내 최대 웹하드 업체들을 통해서 가장 많이 확산됐다고 할 수 있을 겁니다.]

Q. '헤비 업로더'와 양진호 간 공생관계는?

[김수형 기자 : 헤비 업로더와 양 회장이 서로 돈을 매개로 공생관계를 형성했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웹하드 이용자들이 동영상을 내려받으려면 포인트를 충전해야 하는데요, 1GB 동영상을 내려받는데 100원 정도 돈이 듭니다.

양 회장의 2011년도 판결문을 보면 이 가운데서 준회원에게는 10%를 지급했고, 정회원에게는 25%의 비율로 돈을 줬다고 나옵니다. 이건 현금화가 바로 가능한데, 사용자들이 많이 찾는 음란 영상물을 올리는 헤비 업로더에게는 더 많은 비율로 지급했다고 판결문에 나와 있습니다.]

Q. 음란물 유통구조 어떻게 손봐야 하나?

[김수형 기자 : 웹하드 업체들은 이게 불법저작물인지 유출 동영상인지 마음만 먹으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법원도 판결문에서 업체들이 필터링 프로그램으로 콘텐츠의 고유 DNA나 해시값을 추출하면 불법 콘텐츠가 업로드되지 않게 하거나, 손쉽게 바로 삭제할 수 있었다고 지적을 했습니다. 불법 콘텐츠가 줄어들면 매출도 줄기 때문에 결국 돈 문제 때문에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겁니다.

유출 영상 피해를 본 여성들이 스스로 목숨을 끊을 정도로 큰 고통을 겪고 있는데요, 이번 수사를 통해서 불법 유출 영상물의 유통 구조 자체를 뿌리 뽑아야 할 겁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