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착을 희망하며 길고 험난한 여정을 이어가는 중미 출신 이민자 행렬(캐러밴·Caravan)이 언제, 어떤 규모로 미 남부 국경에 도착할지 궁금증을 낳고 있다.
현재로선 캐러밴이 미국 남부 국경에 언제 도착할지 단정하긴 힘들다.
최종 목적지 등 이동 경로가 확정되지 않은 데다 이동 방식도 다르기 때문이다.
캐러밴은 지난 12일(현지시간) 온두라스 북부 산페드로술라 시를 출발했다.
이후 과테말라를 거쳐 멕시코 국경을 넘었다.
멕시코 남부 치아파스 주 타파출라를 지나 23일 현재 우익스틀라에서 머물며 휴식 중이다.
캐러밴 본진은 지난 20일 멕시코에 진입한 후 이틀간 75㎞를 이동했다.
아직도 최단 거리상에 있는 미국 텍사스 주 매캘런 국경까지 1천130마일(약 1천818㎞)을 더 가야 한다.
구글 맵으로 계산해보면 캐러밴의 출발지인 온두라스 산 페르도 술라에서 매캘런까지 도보로 약 501시간이 걸린다.
캐러밴이 하루에 12시간 도보로 이동한다고 가정한다면 약 42일이 걸린다고 미 시사주간 뉴스위크 인터넷판은 추산했다.
큰 변수가 없이 도보로만 꾸준히 이동한다면 다음 달 하순께 미 남부 국경에 도착한다는 얘기다.
이번 캐러밴이 앞서 올해 4월 형성됐던 캐러밴처럼 미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와 멕시코 티후아나 국경을 향해 도보로 이동한다면 기간은 두 배로 늘어난다.
다만 캐러밴에서 이탈한 일부 이민자들이 차량을 얻어 타거나 버스와 같은 대중교통 수단 등을 이용해 개별적으로 이동한다면 시간은 더 단축될 수 있다.
그러나 캐러밴이 풍찬노숙과 같은 열악한 환경을 버티고 우여곡절 끝에 미국에 도착하더라도 입국을 위해 까다롭고 오랜 시일이 걸리는 망명 심사라는 더 큰 장벽을 넘어야 한다.
또 캐러밴이 북쪽으로 향할수록 규모가 더 커질지 섣불리 예단하기 힘들다.
이번 캐러밴은 초기에 160명 규모로 산페드로술라 시를 출발했다.
캐러밴의 입국을 저지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엄포에도 온두라스인 중심의 캐러밴 이동 소식을 접한 과테말라인, 엘살바도르인 등이 속속 합류하면서 약 열흘 만에 약 7천300명으로 불어났다.
앞으로 과거에 조직됐던 캐러밴에 참여했다가 멕시코에서 중도 이탈한 이들과 뒤늦게 개별적으로 출발한 중미 이민자들이 합류할 경우 규모는 더 커질 수 있다.
반면 일부 이민자들이 고되고 긴 여정에 지쳐 고향으로 돌아가거나 멕시코에 임시로 정착하려고 망명 신청을 할 수 있어 규모가 줄어들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지난 4월 형성된 캐러밴 동참자가 한때 1천200명에 달했지만 미 캘리포니아 주 샌디에이고 국경에 도착했을 당시까지 버틴 이들은 200명에 불과했다.
현재 멕시코 내무부에 따르면 캐러밴에 참가했던 1천128명이 망명을 신청했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