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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스틴 성추문' 1년…미투 물결에 美 유력 남성 201명 '추락'

입력 : 2018.10.24 03:18|수정 : 2018.10.24 03:18


▲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

1년 전 할리우드 거물 제작자 하비 와인스틴의 성 추문으로 본격 촉발된 성폭력 피해 고발운동인 '미투'(Me Too·나도 당했다)로 미국에서 200명 이상의 유력 남성들이 지위와 명예를 잃고 추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23일(현지시간) 자체 분석 결과, 지난해 10월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 이후 1년간 총 201명의 각계 유력남성들이 각종 성 추문 가해자로 낙인찍혀 사임과 해고 등으로 직(職)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NYT는 와인스틴에 대한 폭로 이전 1년간 성 추문에 휩싸여 사임 또는 해고된 유명인사들은 30명 안쪽에 불과했다면서 "미투 운동이 우리 사회의 가장 눈에 잘 뛰는 분야에서의 권력구조를 흔들었고, 여전히 흔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캘리포니아대학 해스팅스법학대학원 조안 윌리엄스 법학과 교수는 "우리가 이전에 결코 보지 못했던 것"이라면서 "여성들은 늘 육아 문제 등으로 (직장 내에서) '위험하다'(risky)고 인식돼왔는데 이제는 남성들이 '더 위험한 고용'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 201명의 남성으로부터 성적 피해를 본 여성만 최소 920명이 넘는 것으로 전해졌다.

성 추문으로 떠난 201명의 직위에 122명의 후임자가 자리를 채운 가운데 이 중에서 여성이 53명으로 43%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NYT는 또 직을 떠난 201명 가운데 10%가량이 '컴백'(복귀) 의사를 밝히거나 컴백 시도를 했으며, 많은 인사가 '경제적 파워'는 잃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NYT는 지난해 11월 성 추문에 휩싸여 각종 계약이 취소된 코미디언이자 영화 제작자인 루이스 C.K.도 최근 뉴욕 코미디 클럽에서 공연을 시작했다면서 성 추문 가해자들이 얼마나 오랫동안 자신들의 분야에서 '추방'돼 있는 것이 충분한 것인지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성추문 가해자로 지목된 인사들이 잘못에 대한 뉘우침이 없이 '권력'으로 복귀하거나 최소한 재정적으로 권력을 잃지 않을 경우, 미국 사회 내에서 권력이 행사되는 방식을 바꿀 수 있는 '미투' 운동의 잠재력을 제한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NYT는 다만 "여성들 가운데서도 성 추문 가해자가 있었고 은폐를 시도했다. 특정 직위에 여성을 임명하는 것이 변화를 보장하지는 않는다"면서 "새로운 직장 내 정책은 깊은 문화적 변화 없이는 거의 효과가 없었다"고 강조했다.

앞서 할리우드를 쥐락펴락하던 와인스틴은 지난 30년 가까이 유명 여배우는 물론 회사 여직원 등을 상대로 성적으로 부적절한 행동을 한 것이 지난해 10월 6일 NYT를 통해 폭로되면서 추락했다.

성희롱은 물론 강간 혐의까지 받고 있으며 피해를 주장한 여성만 75명이 넘는다.

와인스틴은 자신이 공동 설립한 와인스틴 컴퍼니로부터 해고됐으며, 뉴욕 맨해튼 검찰에 강간 혐의 등으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와인스틴의 성추문 폭로 이후 전세계적으로 미투 운동이 본격적으로 촉발됐으며 미국 내에서만 연방정부나 연방의회, 지방정부, 언론계, 미디어 및 연예계 등 각계 거물급 인사들의 성 추문이 봇물 터지듯 나왔다.

직을 그만둔 이들 유력인사 가운데는 앨 프랭컨(민주·미네소타) 전 연방상원의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지휘했던 세계적인 지휘자 제임스 레바인, 30여 년간 뉴욕시티발레단을 이끈 세계적인 무용가 피터 마틴스, 에릭 슈나이더만 전 뉴욕주 검찰총장, 미 방송계 거물 CBS의 레슬리 문베스 최고경영자(CEO) 등이 망라됐다.

(연합뉴스/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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