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압수수색당한 프랑스 야당대표, SNS 생중계하고 검사에 물리력 행사

입력 : 2018.10.18 02:59|수정 : 2018.10.18 02:59


지난해 프랑스 대선에서 좌파 포퓰리즘 돌풍을 일으켰던 야당 정치인 장뤼크 멜랑숑(67)이 검찰의 자택과 당사 압수수색에 물리력까지 동원하며 거칠게 저항했습니다.

불법 정치자금 조성 혐의를 받는 멜랑숑은 압수수색을 나온 검사와 경찰관을 밀치며 고함을 치는 모습이 영상에 포착됐고, 검찰은 공무집행 방해 혐의까지 추가했습니다.

17일(현지시간) 리베라시옹 등 프랑스 언론에 따르면 야당 '라 프랑스 앵수미즈'(LFI·굴복하지 않는 프랑스)의 불법 정치자금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은 지난 16일 아침 이른 시간 파리 시내 멜랑숑 당 대표의 자택을 급습했습니다.

멜랑숑은 수사관들이 집에 들이닥치자 항의하며 스마트폰을 꺼내 압수수색 진행 장면을 페이스북 라이브로 생중계했습니다.

영상에서 그는 "내일 그들은 나를 (브라질의 전 대통령) 룰라처럼 감방에 처넣을 구실을 찾을 거다. 이건 정상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프랑스 검찰은 LFI의 유럽의회 공금의 용도 외 편법 사용 의혹과 멜랑숑의 작년 대선자금 조성과 관련해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포착해 수사 중입니다.

멜랑숑은 당사 압수수색에 항의해 검사와 경찰관에게 물리력까지 행사했습니다.

파리 시내 당사를 급습하고서 출입문을 가로막은 경찰관들에게 "내가 바로 공화국이고 의회다. 당장 나가고 이 문을 열어라"라고 고함을 쳤습니다.

겨우 당사에 진입한 멜랑숑은 이어 수사 검사에게 "나는 야당 대표다. 이런 식으로 날 대하면 안 된다. 난 담배 도둑이 아니야"라고 소리쳤습니다.

한 영상에서는 멜랑숑이 검사와 경찰관을 밀치면서 "해봐! 나를 건드려 보라고!"라고 소리치는 장면이 포착되기도 했습니다.

검찰은 압수수색 종료 후 멜랑숑에게 공무집행 방해와 사법경찰관 위협 혐의까지 추가했다고 발표했고, LFI는 이에 맞서 경찰관들이 압수수색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했다면서 고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멜랑숑은 이날 BFM 방송에 출연해 "그들은 우리를 도적 떼처럼 취급하고 마구 수색을 했다"면서 정치 탄압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멜랑숑은 작년 대선에서 세계화와 유럽연합(EU)에 적대적인 입장을 들고나온 대표적인 급진좌파 포퓰리스트로, '데가지즘'(Degagisme) 돌풍을 일으켰다.

'데가지즘'은 공화당과 사회당의 거대정당이 몰락한 자리를 에마뉘엘 마크롱(현 대통령)과 멜랑숑, 극우진영 마린 르펜 등 기성정치권의 '아웃사이더'들이 전면에 등장한 것을 설명하는 용어다.

지난해 4월 대선 1차 투표에서 사회당(중도좌파)의 브누아 아몽 후보보다 높은 4위에 오른 멜랑숑은 6월 총선에서 처음 LFI의 후보 다수를 원내에 진출시켰다.

LFI는 현재 하원에 17명의 의원을 둔 소수정당이지만 교섭단체를 구성한 데다 공화·사회당이 몰락하고 마크롱의 국정지지율이 곤두박질친 공백을 차지하며 예상 밖의 선전을 한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멜랑숑은 자신을 '제1 야권주자', '마크롱의 가공할 라이벌'로 포장하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유튜브 등 뉴미디어를 통해 젊은 층과 좌파 노동자 계급을 상대로 기반을 다져오고 있었습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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