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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옹호한 트럼프 "무죄 입증 전엔 유죄라고?…그런 말 싫다"

입력 : 2018.10.17 10:05|수정 : 2018.10.17 10:05


사우디아라비아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60) 실종 사건 이후 사우디 정부를 향한 국제사회의 압박과 비난이 고조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 정부를 옹호하는 발언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16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AP통신과 한 인터뷰에서 이번 일을 브렛 캐버노 미 대법관 인준 과정에서 불거졌던 성폭행 미수 의혹에 비유하며, 사우디 정부를 향한 전 세계의 의혹의 시선을 비판했다.

그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먼저 밝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또 시작이다. 무죄가 입증될 때까지 당신은 유죄라는 거다. 나는 그런 건 좋아하지 않는다. 우리는 캐버노 대법관을 조사했고, 그는 내가 아는 한 쭉 무죄였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통화한 뒤 "살만 국왕의 얘기는 어쩌면 (범인이) '독단적으로 움직인 살인자'(rogue killers)일 수도 있는 것처럼 들렸다. 나에게는 그와 왕세자가 모르는 것처럼 들렸다"고 전한 바 있다.

이와 관련, 그는 AP에 살만 국왕과의 대화에서 받은 '느낌'을 바탕으로 말했던 것이라면서 살만 국왕이 'rogue killer'란 용어를 쓰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와 함께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사우디의 자체 조사가 일주일 내에 끝내길 바란다고 밝혔다.

23일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리는 국제 투자회의 '미래 투자 이니셔티브'(FII)에 글로벌 리더와 재계 인사들의 불참 선언이 이어지는 데 대해선 "다른 나라의 행동에 대한 지지 여부를 말하긴 너무 이르다"며 "무슨 일이 있었는지를 알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만 스티브 므누신 재무부 장관의 FII 참석 여부는 카슈끄지 사건 조사 결과에 따라 19일까지 취소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그 경우, 우리도 다른 나라들의 행동에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방송될 예정인 폭스 비즈니스 네트워크 인터뷰에서는 사우디 국왕과 왕세자가 카슈끄지에게 일어난 일에 대해 알고 있었느냐가 관건이라며, 두 사람이 의혹에 연루됐다면 '나쁜 일'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통화를 하고 트위터에 "그는 터키(이스탄불 주재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일어난 일에 대해 어떤 것도 알지 못했다고 전면 부인했다"고 적었다.

이날 사우디로 급파된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부 장관도 트럼프 대통령과 비슷한 입장을 내놨다.

폼페이오 장관은 살만 국왕과 빈살만 왕세자 등을 잇달아 만난 뒤 성명을 내고 "사우디 지도부는 이스탄불 주재 총영사관에서 벌어진 일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다고 강하게 부인했다"고 밝혔다.

그는 "직접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눴다"며 "나는 철저하고 투명하며 시기적절한 조사의 중요성을 강조했고, 사우디 측은 이를 제대로 이행하겠다고 약속했다"고 설명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 빈살만 왕세자 간의 통화와 관련, "왕세자는 진지하고 믿을만한 조사가 이미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며 "사우디 검찰이 세계가 볼 수 있도록 투명성을 갖춘 완벽한 결론을 내릴 것이라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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