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혼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유명 여행사가 수억 원대 선금을 입금받고는 돌연 폐업을 선언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여행사 대표는 해외로 도피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수서경찰서는 신혼여행 전문업체 D사를 사기 혐의로 수사하고 있습니다.
D사는 동남아·미주·유럽 등 휴양지로 가는 신혼여행 패키지를 제공한다면서 1인당 300만∼700만 원씩 수십 명에게서 수억 원대 선금을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올해 4월 차려진 이 업체는 '업계 최저가 서비스'를 장담하면서 "타사보다 비싸면 차액의 2배를 무조건 환불해준다"고 광고해 신혼부부들을 꼬드긴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코엑스 등에서 열린 유명 웨딩박람회에 참여하면서 고객을 모집해 이름을 알리기도 했습니다.
D사는 지난주에 홈페이지를 돌연 폐쇄하고는 폐업 공지를 띄웠습니다.
공지문에서 이 업체는 "신혼여행을 최저가로 제공하려 노력했는데, 최근 경영 악화로 부득이하게 10월 3일 자로 폐업을 하게 됐다"며 "웨딩컨설팅의 과도한 수수료 정책과 마케팅 비용이 원인이 됐고, 자금 담당자의 횡령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업체 측은 "미환불 등 피해를 보신 고객께서는 회사가 가입한 여행보증보험으로 피해 구제를 받을 수 있다"면서 "절차에 대한 안내는 추후 서울시관광협회 공지사항을 참고해달라"고 안내했습니다.
그러나 피해자 A씨는 언론 인터뷰에서 "보증보험이 2억 원 규모이던데 모든 사람에 대한 보상이 다 되지도 않을 것 같고, 보험을 들었다는 게 사실인지도 의심스럽다"고 토로했습니다.
이번 달에 신혼여행을 가려고 계획해두고 D사를 통해 패키지를 예약했다가 봉변을 당한 피해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채팅방을 개설해 집단 고소를 추진하는 한편, 추가 피해자를 모으고 있습니다.
어제(8일)에만 약 20명이 수서경찰서에 고소장을 냈고, 현재 채팅방에는 피해자가 70명이 넘게 모인 상황입니다.
경찰 조사 결과 이 업체 대표 김 모(32)씨는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추가 피해를 접수하면서 김 씨에 대한 체포영장 신청을 검토할 방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