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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재무 "보수당, 기업에 등 안돌려…'체커스 계획'이 경기진작"

입력 : 2018.10.02 02:44|수정 : 2018.10.02 04:58


필립 해먼드 영국 재무장관이 집권 보수당의 핵심에는 기업이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최근 브렉시트(Brexit) 불확실성으로 인해 전통적인 보수당-기업 간 유대관계가 약화하고 있다는 지적과 관련해 기업들을 달래기 위한 발언으로 풀이됩니다.

1일(현지시간) 경제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에 따르면 해먼드 장관은 연례 보수당 전당대회 이틀째 연설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이같은 견해를 밝혔습니다.

그는 "보수당의 핵심에는 언제나 기업이 있다"면서 "우리는 친 비즈니스 정당이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해먼드 장관은 제러미 코빈 대표가 이끄는 노동당의 위협으로부터 맞서기 위해 보수당이 21세기 자본주의를 지지해야 하며, 자본주의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 가능하다는 것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장관은 제1야당인 노동당이 "실패하고 쇠퇴한 사회주의 이데올로기"에 기반한 만큼 정권을 잡는 것은 부적합하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는 "노동당은 현실의 사람들을 위한 현실적 해법보다는 정치적 이데올로기를 더 소중하게 생각한다"면서 "철도는 국유화하고 부는 몰수하며, 돈이 필요할 경우 그저 빌리려고 하는 사회주의 설명서에 따르려고 할 뿐"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어 브렉시트 불확실성이 기업 투자를 저해하고 있다는 사실을 시인하면서도, 메이 총리의 '체커스 계획' 하에 합의가 이뤄지면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체커스 계획'은 아일랜드 국경에서의 '하드 보더'를 피하고, 연합왕국(영국의 정식명칭은 그레이튼 브리튼과 북아일랜드 연합 왕국)을 보전하며, 영국의 일자리와 기업들을 보호할 수 있어 (2016년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도출된) 국민의 결정을 구현할 수 있는 계획이라는 설명입니다.

해먼드 장관은 "투스크(EU 정상회의 상임의장)는 ('체커스 계획'이) 실현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지만, 1878년 백열전구가 나왔을 때도 마찬가지였다"면서 "우리가 할 일은 투스크가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FT는 노동자 대표의 이사회 진출, 기업 활동에 대한 국가 개입 등을 지지하는 메이 총리와 자본주의 시스템에 대한 전적인 믿음을 갖고 있는 해먼드 장관이 그동안 항상 의견 일치를 보이지는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해먼드 장관은 보리스 존슨 전 영국 외무장관이 '체커스 계획' 대신 캐나다 모델과 같은 느슨한 형태의 자유무역협정(FTA)을 기반으로 한 이른바 '슈퍼 캐나다'(Super Canada) FTA를 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과 관련해, 이는 아일랜드 국경에서 무역 마찰을 불러올 것이라고 우려했습니다.

해먼드는 국경에서의 통관 및 다른 형식적 절차 도입이 가져올 경제적 타격에 대해 진지하게 논의할만한 능력이 존슨 전 장관에게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한편 그는 이날 연설에서 영국이 거대 정보기술(IT) 업체들을 대상으로 디지털 서비스에 대한 세금, 일명 디지털세를 단독으로 부과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습니다.

디지털세는 구글, 페이스북과 같은 IT업체들이 국경을 넘어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면서도 제대로 세금을 내고 있지 않다는 지적에 따라 이들 기업이 벌어들인 수익의 일정 부분에 과세하는 것입니다.

EU 주도로 논의가 계속됐지만 아직 구체적인 내용은 확정되지 않았습니다.

(연합뉴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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