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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종기자 이어 '익명 고위관리'까지…'백악관 공포' 파문 확산

류희준 기자

입력 : 2018.09.06 13:05|수정 : 2018.09.06 13:05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의 신간에 이어 이번에는 '익명의 고위 관리'가 뉴욕타임스(NYT)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끄는 행정부의 난맥상을 폭로하는 글을 올리면서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칼럼이 공개된 직후 익명의 필자와 NYT를 맹비난하면서 NYT에 필자가 실존 인물인지 공개할 것과 공개적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습니다.

익명의 현직 고위 관리는 뉴욕타임스 온라인판에 실은 '트럼프 행정부 내 저항 세력의 일부'라는 제목의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초래할 수 있는 최악의 상황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서 많은 고위 당국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의제와 최악의 성향을 막기 위해 부지런히 일하고 있고, 자신은 그중 한 명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번 칼럼은 우드워드가 오는 11일 펴낼 신간 '공포:백악관의 트럼프(Fear:Trump in the White House)의 세부 내용이 언론을 통해 알려진 지 불과 하루 만에 나온 것이어서 더 큰 파문을 낳고 있습니다.

우드워드의 신간은 행정부 내부를 간접적으로 다룬 것인 데 비해 이번 칼럼은 실제 현직 고위 관리의 내부 고발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이 관리는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을 충동적이고 적대적이며, 사소하고 비효율적이라고 평가했습니다.

또 내부에서는 대통령의 잘못을 인식하고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정이 너무나 걱정스러워 내각에선 초기부터 수정헌법 25조를 거론하는 목소리도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미 수정헌법 제25조는 대통령의 직무수행 불능과 승계에 관한 내용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백악관은 곧바로 강경한 비난 입장을 밝혔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망해가는 뉴욕타임스!', '반역(?)'이라는 짤막한 트윗을 올린 뒤 NYT에 직격탄을 날리는 글을 게재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위 행정부 관리'가 실제로 존재하는지 뉴욕타임스의 다른 거짓 소스인지에 대해서도 의심을 품었습니다.

이어 익명의 인물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뉴욕타임스는 국가 안보 목적을 위해 즉시 정부에 익명의 인물을 공개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익명의 칼럼 기고자를 '겁쟁이'라고 부르면서 정당하게 선출된 대통령을 지원하기보다는 기만하는 것을 선택했다고 말했습니다.

또 NYT에 대해서는 이런 칼럼을 발행한 것을 사과하라고 요구했습니다.

NYT는 칼럼을 게재하면서 편집자 주석을 통해 기고문 저자가 누구인지 알지만 기고자의 요청에 따라, 또 그가 위태로워질 수 있음을 감안해 익명으로 기고문을 발행한다고 밝혔습니다.

트럼프 정부 내 관리와 참모들이 대통령과의 갈등 끝에 사표를 던지는 등 스스로 '반기'를 든 행위는 이번이 처음은 아닙니다.

앞서 스티브 배넌 수석전략가와 앤서니 스카라무치 공보국장, 디나 파월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 게리 콘 국가경제위원회(NEC) 위원장 등이 정책을 둘러싼 이견과 불협화음 등으로 줄줄이 물러났으며 외교관들도 대거 사직한 바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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