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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5억 원 몸캠 피싱·조건만남 사기…조직원 30명 검거 6명 구속

김광현 기자

입력 : 2018.09.03 18:49|수정 : 2018.09.03 18:49


몸캠 피싱과 조건만남 사기 등으로 무려 55억 원을 뜯어낸 중국 범죄조직의 국내 자금총책 등 국내 조직원들이 무더기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강원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는 지난 2월부터 6월까지 몸캠 피싱과 조건만남 사기 등으로 3천700여 명에게 55억 원을 뜯어낸 혐의로 중국 조직의 국내 자금총책, 인출책, 송금책 등 8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했다고 밝혔습니다.

또 뜯어낸 돈을 현금으로 출금하는 데 쓰인 대포통장 36개를 모집해 공급한 대가로 8천여만 원을 챙긴 대구지역 대포통장 공급총책과 모집책 등 4명을 붙잡아 3명을 구속하고, 대포통장을 판매한 18명도 검거했습니다.

몸캠 피싱은 음란채팅을 하자며 악성 코드가 숨겨진 모바일 앱을 설치하게 하고, 음란한 사진이나 동영상을 찍게 해 이를 유포하겠다고 협박해 돈을 뜯어내는 범죄입니다.

조건만남 사기는 출장 성매매 광고를 보고 전화를 걸면 보증금과 예약금 명목으로 돈을 챙기고, 먼저 입금한 돈을 돌려받으려면 돈을 더 보내야 한다고 속여 돈을 뺏는 범죄입니다.

경찰은 올해 3월 대학생 19살 A씨로부터 몸캠 피싱 피해 신고를 받아 수사에 착수했습니다.

최초 피해금이 입금된 1차 계좌를 비롯해 대포통장 120여 개 거래기록을 분석해 피해자 3천700여 명과 피해금 55억 원을 특정하는 등 자금 흐름을 파악했습니다.

이들 조직은 1명당 적게는 200만 원에서 많게는 1억 2천만 원까지 빼앗았습니다.

1차 계좌에 피해금이 들어오면 중국의 조직원이 인터넷 뱅킹으로 2∼3차 계좌로 곧장 이체해 자금세탁을 하고, 4차 계좌를 통해 현금으로 출금하는 방식을 이용했습니다.

피해자들이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하자 "경찰에 신고해도 아무런 소용이 없어요. 사이버수사대가 뭐로 수사합니까. 저희는 IP도 외국 아이피를 사용해서 추적할 수도 없어요"라며 으름장을 놓기도 했습니다.

경찰은 대포통장 거래기록과 피해금을 인출한 금융기관 주변 폐쇄회로 TV 분석과 통신수사 등을 통해 이들의 은신처와 사무실 등을 알아내 모두 30명을 붙잡는 데 성공했습니다.

피해자 중 일부는 범인들이 피해자의 성행위 영상을 지인들에게 전송해 그 충격으로 휴대전화 번호도 바꾸는 등 대인기피 증세를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모르는 여성이 채팅을 걸어오면 무시하거나 차단하고, 성매매하면 처벌받으니 아예 시도하지 말아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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