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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열 아닌 통합" 매케인의 마지막 울림…떠나며 트럼프에 일침

유병수 기자

입력 : 2018.09.02 14:16|수정 : 2018.09.02 14:16


워싱턴DC의 워싱턴 국립성당에서 엄수된 미국 보수진영의 '큰 별' 고 존 매케인 상원의원의 장례식은 그 자체로 고인의 '마지막 메시지'가 됐습니다.

장례식에 참석한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모든 차이에도 불구하고 우리는 같은 팀이었다"며 매케인 전 의원을 회고했습니다.

미국 정치의 양대 축인 공화·민주 양당을 비롯해 자신의 정치적 친구들과 정적까지 모두 한자리에 모이게 함으로써 생전 '통합'의 중요성을 강조해온 매케인 상원의원의 염원을 상징적으로 구현했다는 평가가 나왔습니다.

참석자들은 당리당략에 얽매이지 않은 소신과 독자노선으로 미국 정치사에서 족적을 남기며 한 시대를 풍미했던 그를 "미국적 가치를 잘 보여준 영웅"이라고 추모하며 '매케인의 유산' 계승을 다짐했습니다.

베트남전에 참전했던 '전쟁영웅' 출신으로, 많은 이들에게 '애국의 아이콘'으로 각인된 그에 대한 생전 기억들도 추모연설을 통해 다시 회자했습니다.

특히 이번 장례식을 두고 매케인 상원의원이 자신과 반목과 대립을 반복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던진 '마지막 메시지'라는 이야기가 적지 않게 나왔습니다.

몇 달 전부터 자신의 장례식을 세심하게 '기획'했던 매케인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을 초대 명단에서 아예 제외하면서 두 차례의 대선 도전 당시 '라이벌'이었던 조지 부시, 버락 오바마 두 전직 대통령을 조사를 낭독할 인사들로 낙점했습니다.

당파주의 극복과 초당적 협력에 대한 소신에 따라 '통합'을 강조한 차원을 넘어 자신이 '분열의 정치'라고 비판했던 트럼프 대통령을 향해 무언의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옵니다.

부시 전 대통령과는 2000년 당내 경선에서 맞붙었습니다.

특히 반대 진영의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매케인 상원의원이 공화당 후보로 나섰던 2008년 대선 본선에서 대결한 사이입니다.

실제 장례식에서는 '트럼프'라는 이름은 직접 거론되지 않았지만, 딸 메건의 유족 인사말을 시작으로 그를 겨냥한 듯한 발언이 이어졌습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조사에서 2000년 대선 당시를 회고하며, "그는 나를 좌절시키기도 했지만 동시에 나를 더 좋은 사람으로 만들었다"며 "이후 우리는 큰 경기를 회상하는 축구 선수들처럼 강렬했던 그 당시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고, 그 과정에서 경쟁의식은 사라졌다. 나는 '존 매케인과의 우정'이라는, 내 인생의 가장 큰 선물을 얻었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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