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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8월 20일 (월)
■ 대담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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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자리 문제, 구조화·고착화…위기 상황인 것은 분명
- 제조업 구조조정 여파, 3040 일자리 축소에 영향
- 지난 1년간, 하위 50% 가계 소득 후퇴
-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 급속히 악화하고 있어
- 과거 정부부터 제조업 구조조정 지연…한계 상황 봉착한 것
- 최저임금 인상에도 고용 있는 자영업 수 7~8만 개씩 증가
- 근로시간 단축도 일자리 감소에 큰 영향 없어
- 일자리 쇼크, 정확한 진단 없는 재정 투입은 효과 없을 것
▷ 김성준/진행자:
통계청이 지난 달 신규 취업자 수 통계를 내놨는데. 취업자 수 증가폭이 5,000명에 그쳤습니다. 이것을 두고 최악의 고용 쇼크 사태다.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죠. 그래서 어제(19일) 당정청이 이례적으로 긴급회의를 열었고, 문재인 대통령은 오늘 청와대와 정부의 경제팀이 직을 걸고 완벽한 팀워크를 보여 달라. 이런 주문까지 내놨습니다. 현재 상황 어떤지 원인과 대책 한 번 짚어보겠습니다.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전화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교수님 안녕하십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네.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먼저 현재 상태 진단부터 해봤으면 좋겠는데요. 취업자 증가율이 1년 전과 비교해서 5,000명 정도다. 이게 예를 들어 고용 쇼크다, 고용 참사다. 이런 얘기를 하는데 그런 표현이 어울리는 겁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고용 참사라는 표현은 언론에서 아무래도 저널리즘적인 표현이라고 생각을 들고요. 결론부터 말하면 지금 일자리 악화가 일시적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 위기인 것은 분명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구조적이고 고착화되고 있다. 그러면 이게 당장 해결되기가 어렵다는 얘기로 해석이 되는 건데. 지금 가장 큰 문제 중 하나가 이렇게 인식이 되는데요. 40대와 30대 일자리가 큰 폭으로 감소했다. 왜냐하면 이게 문제가 되는 큰 이유가. 40대, 30대 그러면 사실 어떤 경제를 이끌어나가고 부를 창출해나가는 허리잖아요. 동력이기도 하고. 예를 들어 고령 실업이라든지, 청년 실업이라든지. 이런 것들은 이해가 되는데 3, 40대 일자리가 줄어들었다는 것은 어떻게 봐야 됩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지금 우리나라의 주력 산업이 제조업이거든요. 삼성전자나 현대자동차들도 주력 산업이 제조업이듯이요. 그런데 이 제조업이 사실은 한 10여 년 전부터 위기에 봉착해 왔었습니다. 그러니까 제조업의 종사자가 계속 줄어오다가 금융위기 이후에 더 큰 충격을 받을 상황이었는데. 당시 이것을 구조조정하지 않고 뒤로 미뤘어요. 그러니까 기업들에게 금융을 지원해준다든가, 이자를 보조해준다든가. 이런 방식으로요. 그래서 아마 기업들에게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대기업 부실 문제가 상당히 그 당시 이슈가 되고 그랬었는데요. 이 부분들을 계속 뒤로 미루면서 제조업의 충격이 앞으로 계속해서 상황이 더 악화될 수밖에 없다고 보고 있고요.
그 다음에 종사자들, 그러니까 형체로 보더라도 제조업 종사자의 감소와 더불어서 임시직과 일용직 일자리들이 줄어들고 있거든요. 그런데 이게 뭐냐면 우리가 조선업이라든가 최근에 자동차 산업 보게 되면 대기업들이 어려움을 겪으면서 중소기업이나 협력업체, 특히 2, 3, 4차 협력업체에 종사하는 협력업체들의 일감이 줄어들면서요. 거기에 소속되어 있는 임시직 일자리가 많이 줄어들고 있는 겁니다. 이게 이미 2016년부터 진행이 돼 왔었고요. 그게 결국은 40대들의 일자리까지 축소시키고 있는 건데. 우리가 최근에 심각하게 봐야 될 것은 가구당 소득, 가계의 소득을 보게 되면 한 3, 4년 전에는 하위 2~30%만 소득이 감소했었는데. 지난 1년 동안에는 전체 가계들 중 하위 50%가 소득이 후퇴하고 있어요.
▷ 김성준/진행자:
절반 이상이네요.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그게 바로 40대들, 특히 30대 후반의 일자리에 영향을 미치는 하나의 요인으로 보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 말씀하시는 것을 들어보면. 지금 일자리 문제가 예를 들어 기업이 열심히 생산도 하고 판매도 해서 기업이 돈을 많이 벌면 그 돈 많이 버는 기업들이 일자리를 창출해내고. 이럴 수 있는 선순환의 문제가 아니고 구조적으로 우리나라 제조업이 일종의 하강기를 맞았기 때문에 더 이상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일자리의 규모 같은 것들이. 이렇게 들리는데요. 그게 맞습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맞습니다. 지금 우리나라 산업 생태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렇다면 이제는 정말 새로운 미래 먹거리라든지. 제조업이 아닌 다른 산업이라든지. 이런 쪽에서 탈출구를 찾는 수밖에 없는 거잖아요.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그렇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 것들은 당장 어려움을 겪더라도 그런 것들에 대한 준비는 되어가고 있다고 보시나요?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그게 지금 계속해서 문재인 정부뿐만 아니라 역대 정부에서도 그런 것을 추진했는데. 상황을 제대로 이해 못 하거나 지속적으로 추진하지 않다 보니까 이게 효과를 못 봐왔죠. 그러면서 기존 산업인 제조업에 구조조정은 자꾸만 뒤로 미루게 되고요. 출구가 마련되어 있지 않다 보니까 제조업의 구조조정은 자꾸만 지연시키는 방향으로, 연명하는 식으로 그 동안 대응해왔던 것입니다. 그게 더 이상 한계 상황에 봉착하면서 봇물 터지듯이 벌어지고 있는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지금 말씀하신 것들은 구조적인 문제고 장기간에 걸친 제조업 경기 하강 문제라고 볼 수 있고. 당장 여론에서 얘기하는 것들 중에서 소득 주도 성장의 문제, 최저임금 인상의 문제,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의 문제를 많이 얘기하지 않습니까. 교수님 보시기에는 지금 이런 최악의 고용률이 나오는 상황에 이런 단기적인 지난 1년 남짓 사이에 추진됐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고 보시나요?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우리가 최저임금 인상은요. 우리가 과도하게 연결시키고 있는데. 최근 상황과요. 최저임금 상황은 올해 1월부터 적용됐습니다. 그렇죠? 그런데 우리가 흔히 대표적으로 영향을 받았다고 하는 자영업을 보게 되면요. 자영업은 두 가지 부류가 있습니다. 고용원을 가지고 있는, 고용을 하는 자영업자들과. 그 다음에 고용원이 없이 자기와 가족 노동력을 가지고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 있거든요. 그런데 고용을 하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최근만 하더라도 7~8만 개씩 증가하고 있어요.
그런데 고용원이 없는 자영업자, 자기 가족 노동력을 가지고 하는 자영업자 같은 경우가. 이게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겁니다. 이 감소를 사실 오래 전부터 진행됐던 겁니다. 2003년도부터 계속 진행되어 왔었고. 지난 10년에 굉장히 그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것뿐이고요. 그리고 이 자영업자들의 폐업률을 최근에 보게 되면 10개 중 9개가 문 닫았다. 이런 보도들이 나오잖아요. 그런데 이게 지난해 통계입니다. 그러면 지난해는 최저임금 인상과 무관한 것이잖아요. 그런 점에서 최근에 상황이 워낙 나쁘다 보니까 많은 국민들이 기억하는 게 최저임금 인상을 갖고 있다 보니까. 여기다가 무리하게 연결시키는 것이고요.
그리고 임시직 일자리가 줄어든 것도 이게 2016년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도 우리가 최저임금 인상과 관계없이 진행되어 왔던 것들이라는 점에서요. 그리고 근로시간 단축 같은 경우 사실은 정부가 근로시간 단축을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 한 것도 있지만,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기 위한 차원에서도 그런 것이거든요. 그런 점에서 근로시간 단축은 사실 일자리 감소에는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크지 않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각각 이제까지 근로하던 근로자들의 근로시간이 줄어들고 일부 급여가 줄어드는 효과는 있지만, 일자리 창출에는 오히려 도움이 될 수도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 것으로 이해하면 될 것 같은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정부에서 김동연 부총리 같은 경우에도 실제로 공개적으로 정부의 소득 주도 성장 정책이 지금 경제가 어려워지고 일자리가 많이 늘어나지 않는데 영향을 미쳤다고 부분적이지만 자인하고 있단 말이죠. 그것은 여론을 의식한 발언이라고 보시는 겁니까?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제가 볼 때는 그렇습니다. 이 소득 주도 성장이라는 것이 비유하자면 사람의 몸통에 비유할 수 있는 건데요. 사람의 몸이 앞으로 움직이려면 왼발과 오른발이 교대로 나아가야 됩니다. 그러면 공정 경제라는 게 제가 볼 때는 왼발인 것이고, 혁신 성장이라는 것이 오른발인데요. 지금 현 정부는 그 동안 공정 경제에 주로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겁니다. 을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요.
그런데 혁신 성장은 성과가 안 나오고 있는 상황 속에서 왼발만으로 계속 가려고 하다 보니까 소득 주도 성장이 제대로 효과를 못 보고 있는 것인데요. 제가 하나 예를 들어볼게요. 카드 수수료라든가 임대료 상한선 제한, 로열티 인하 같은 자영업자 부담을 완화시켜 주기 위해서. 완화시켜서 자영업자가 안정적 수입을 확보하게 되어도 자영업자가 문제 해결되기가 어렵습니다. 왜 어렵냐면요. 자영업 진출을 하려고 하는 자영업 예비군, 즉 잠재적 자영업자들이 외부에 상당히 많이 대기하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은 그러니까 우리나라 고용이 단기화 되어지고 조기에 퇴직하면서 무언가 일거리를 찾으려고 하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이 대기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 얘기는 그러니까 결국 주력 산업에서 줄어드는 일자리 출구를 마련해주지 않는 이상에 이런 공정 경제, 즉 을들의 문제를 개선하는 것만 가지고는 충분하지 않다는 얘기입니다. 지금 뭐냐면 산업 생태계가 활력을 만들어야만. 그래서 거기에서 새로운 일자리가 많이 만들어져야만 이 공정 경제도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얘기인 것이고요.
그런 점에서 혁신 성장이 성과가 안 나오다 보니까 김동연 부총리는 제가 볼 때는 기업에게 의존해서 풀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러다 보니까 기업이 불만을 제기하는 부분들에 대해서. 결국에는 거기에 기업 요구를 들어주는 방향으로 해야 되지 않는가. 지금 이런 유혹에 빠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네. 그래서 최저임금 인상이나 근로시간 단축이 지금 일자리 창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한다. 이런 말씀이시군요.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네.
▷ 김성준/진행자:
마지막으로 어제 당정청이 모여서 일자리 예산을 위한 돈을 더 풀겠다. 어떻게든 일자리를 만들어야 하니까요. 이렇게 입장을 밝혔는데 효과가 있을까요?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현재 고용 시장의 악화 원인에 대해서 정확한 진단이 없이 재정만 투입하는 효과는 지금까지와 다른 결과를 만들 것을 저는 기대하기 어렵다고 봅니다. 오히려 일자리 잃은 사람들에 대해서 실업 보조와 같은 사회안전망 강화라든가, 저소득층에 의한 직접 분배를 강화하는 데에 재원을 투입하고요. 그 다음에 산업 생태계를 우리가 재구성하는 문제를. 지금 제조업 주력 산업이 악화되는 상황 속에서, 여기에 근본적인 노력을 경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알겠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런 노력이 시간이 너무 걸리고, 사람들이 참기 어려운 상황이 있으니까 더 어려운 것 아닌가. 더 고민스러운 것 아닌가 싶다는 생각이 드네요.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
네. 감사합니다.
▷ 김성준/진행자:
지금까지 최배근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와 말씀 나눠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