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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이라고 불이익"…日 의대, 女 수험생 감점해 합격자 '조작'

조민성 기자

입력 : 2018.08.02 10:32|수정 : 2018.08.02 10:52


일본의 한 사립의대가 입시과정에서 여성 수험생들에 대해서만 일률적으로 감점해 여성 합격자를 줄인 사실이 드러나 파문이 커지고 있습니다.

해당 대학은 여성 의사는 결혼이나 출산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는 이유를 들며 이런 부정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도쿄 의과대가 2011년부터 의학부 의학과 입학시험에서 여성 수험생의 점수를 낮추는 조작을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대학의 입학시험은 수학, 영어 등이 출제되는 1차 시험(400점 만점)과 1차 시험 합격자를 대상으로 1차 시험의 점수에 논문·면접 시험(100점 만점) 점수를 합산하는 2차 시험으로 진행됩니다.

점수 조작은 여성 수험생의 1차 시험 점수를 일정 비율 깎는 방식으로 이뤄졌습니다.

1차 시험 배점이 큰 데다, 2차 시험 점수가 1차 시험의 점수와 합산되는 까닭에 점수 조작은 최종 합격자를 결정하는 데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습니다.

올해의 경우 남성 1천596명과 여성 1천18명이 의학과에 응시했는데, 조작으로 여성 점수가 깎이면서 남성의 1차 시험 합격률이 18.9%(303명)로 여성의 14.5%(148명)보다 높았습니다.

남녀 간의 격차는 최종 합격자수에서 더 커졌습니다.

최종 합격자는 남성이 141명(합격률 8.8%), 여성이 30명(합격률 2.9%)이어서 여성이 전체 합격자의 17.5%에 그쳤습니다.

이는 조작이 시작되기 직전인 2010년에는 합격자의 40%가량이 여성이었던 것과 대비됩니다.

그해에는 여성 합격률이 남성보다 높았습니다.

이 대학이 이런 조작을 저지른 이유는 여성이 남성에 비해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입니다.

대학 관계자는 "여성은 대학 졸업 후 결혼과 출산으로 의사직을 그만두는 경우가 많아서 남성 의사가 대학병원 의료를 지탱하고 있다는 인식이 학내에 강하다"고 말했습니다.

일본 사회에서는 이 대학의 점수 조작 사실이 알려지자 "여성 차별이다", "시대에 뒤처졌다"는 등 비판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일본여성의료자연합 관계자는 "여성들이라는 이유로 불리하게 하는 것은 불공평한 데다 시대에 상당히 뒤처진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한 입시학원 강사는 "대학이 마음대로 남녀 수험생 사이에 차별을 두는 것은 신의에 어긋나는 일"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올해 도쿄의과대에 응시했다가 불합격한 한 여성 재수생은 "여자라는 이유로 불이익을 받는 것은 너무나도 슬픈 일이다. 이런 식이니 의사를 지망하는 여성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도쿄의과대의 이번 점수 조작 사실은 검찰이 이 대학의 다른 입시부정 사건을 수사하던 과정에서 불거졌습니다.

도쿄의과대는 문부과학성 국장급 간부의 청탁을 받고 이 간부의 수험생 자녀 점수를 올려 합격시킨 사실이 드러나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해당 국장은 그 대가로 도쿄의과대가 정부의 지원대상에 선정되는 것을 도왔고, 결국 수뢰혐의로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사진=연합뉴스/도쿄의과대 홈페이지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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