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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아더 동상 화형 시위 목사 입건…경찰 "방화죄 적용 어려울 듯"

조민성 기자

입력 : 2018.07.31 11:19|수정 : 2018.07.31 11:39


맥아더 장군 동상 화형식을 한다며 인천 자유공원에서 불법 집회를 한 반미성향 단체 소속 목사들이 경찰에 입건됐습니다.

그러나 맥아더 장군 동상에 이불을 감싼 뒤 불을 지른 이들에게 방화죄는 적용하기 쉽지 않은 전망입니다.

인천 중부경찰서는 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반미성향 단체인 평화협정운동본부 상임대표 A(61) 목사와 B(60) 목사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31일 밝혔습니다.

A 목사 등은 이달 27일 오전 2시 55분쯤 인천시 중구 자유공원 내 4m 높이의 돌탑에 올라가 불법 집회를 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들은 돌탑에 '점령군 우상 철거! 세계 비핵화! 미군 추방하라!'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설치하고, 돌탑 위 맥아더 장군 동상 발 부위에 극세사 이불을 감싼 뒤 불을 질렀습니다.

경찰은 이들에게 집시법 위반 혐의 외 방화죄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지만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A 목사 등은 경찰에서 "맥아더 장군 동상을 화형하는 퍼포먼스를 한 것"이라며 "방화 의도는 없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들이 맥아더 장군 동상에 직접 불을 붙인 게 아니라 동상 발에 감싼 자신들 소유 이불에 불을 질렀다"며 "'자기소유 일반물건 방화죄' 적용을 검토할 수 있지만, 집회 당시가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여서 공공의 위험이 발생한 것으로 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통상 집회 신고를 한 참가자들이 화형식을 하는 경우 방화죄로 처벌한 경우는 거의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경찰은 A 목사 등의 구속 영장을 신청할지 검토 중이지만 자수해 도주 우려가 없어 불구속으로 송치할 가능성이 큽니다.

A 목사 등은 이달 27일 경찰에 자수한 뒤 조사를 받고 풀려났으며 이후에도 계속 반미 집회에 참가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인천 자유공원 내 맥아더 장군 동상은 한국전쟁 당시 인천 상륙작전을 지휘한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1957년 9월 설치됐습니다.

동상 건립위원회가 이 동상을 설치한 이후 소유권은 맥아더 장군 가족에게로, 관리권은 인천 중구청으로 각각 넘겼습니다.

(사진=평화협정운동본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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