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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대입시험 성적조작 일파만파…2개 성에 조사팀 추가 파견

류희준 기자

입력 : 2018.07.20 10:22|수정 : 2018.07.20 11:21


우리나라의 수학능력시험과 비슷한 베트남의 고교 졸업 자격시험에서 사상 처음 발생한 성적조작 사건의 파문이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한 성에서 고위 공직자의 자녀를 비롯해 114명의 성적이 조작된 사실이 확인된 가운데 다른 2개 성에서도 수험생의 성적이 무더기로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입니다.

베트남에서는 매년 6월 치르는 고교 졸업 자격시험에 따라 고등학생들의 졸업 여부가 결정되고, 수험생들은 이 시험 성적으로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에 지원합니다.

지난 6월 25∼27일 치러진 올해 고교 졸업시험에는 100만 명에 가까운 고등학생이 응시했습니다.

현지 언론은 베트남 교육부가 그제 베트남 북부 선라, 랑선 성에 조사팀을 급파, 시험 성적이 조작됐는지 추가 조사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선라 성의 경우 10점 만점인 수학과 물리 시험에서 9점 이상을 받은 수험생이 8점대를 받은 학생보다 더 많은 것으로 발표돼 조사대상이 됐습니다.

랑선 성에서는 의경으로 선발된 100여 명의 성적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베트남에서 만18∼27세 남성은 2년간 군 복무를 해야 하는데 같은 기간 의경으로 대체 복무할 수 있어서 지원자가 몰리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베트남 교육부는 앞서 북부 하장 성에서 교육청 간부가 수험생 114명이 치른 시험지 330장의 성적을 조작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조사 결과 10점 만점인 화학 시험에서 0.75점을 받은 학생의 성적을 9.5점으로 바꾸는 등 고교 졸업 자격도 안 되는 학생에게 최상위권 점수를 준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게 성적이 조작된 수험생 다수가 하장 성의 고위 공직자 자녀 또는 친척이라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습니다.

특히 찌에우 따이 빈 하장 성 당서기의 딸 성적이 24점에서 26점으로 조작된 사실이 적발됐지만, 빈 서기는 관련성을 부인했다고 전했습니다.

현지 경찰은 그러나 성적을 조작한 교육청 간부의 휴대전화기에서 학생들의 ID가 포함된 문자 메시지를 다량 발견하고 본격 조사에 착수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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