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어제(14일) 서울광장에서는 성 소수자 축제인 퀴어 축제가 열렸습니다. 또 국가인권위원회 건물에는 성 소수자를 상징하는 무지개 깃발이 내걸렸습니다. 인권위는 성 소수자의 인권과 차별을 개선하는 활동을 지지하는 의미라고 설명했습니다. 어느덧 국내에서 19년째를 맞는 퀴어축제. 해를 거듭할수록 집회 취지에 공감해 참석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옷차림이나 분장 같은 표현 방식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견해도 많습니다.
안상우 기자가 현장에서 양측의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기자>
서울광장을 가득 메운 군중이 일제히 일어나 환호합니다.
동성애를 범죄로 간주하는 80개 나라 국기로 만든 이른바 '암스테르담 레인보우 드레스'도 아시아에서 처음 전시됐습니다.
성 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의 문제를 제기하고 인식 개선을 촉구하는 100여 개 부스도 마련됐습니다.
무지개 깃발을 내건 국가인권위원회는 물론 여러 나라 주한 대사관이 참여했습니다.
[에릭 월시/주한 캐나다 대사 : 우리에겐 성 소수자 문제는 보편적인 인류 권리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에 모인 성 소수자라면 모두를 지지합니다.]
지난 2000년, 50명으로 출발한 퀴어문화축제는 이제 주최 측 추산 12만 명이 함께하는 대규모 행사가 됐습니다.
[지인(가명)/성 소수자 어머니 : 계속 벽장 속에 있듯이 집에 계시던 분들도 다들 이날만큼은 드러내놓고 나오니까 연대감도 갖고 정신적으로도 많이 도움이 되는 것 같아요.]
광장 건너편에서는 올해도 어김없이 동성애 반대 집회가 열렸습니다.
반대자들은 동성애가 종교적으로 타락한 문화고 신체를 과하게 노출하는 건 위법이라고 비판했습니다.
반대 집회 참가자 10여 명은 도로 위에 드러누워 퀴어축제 행진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동성애를 반대한다!]
일부 반대자들 가운데는 동성애를 인정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참가자들의 옷차림과 표현이 외설적이라고 지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이은숙/경기 부천시 : 전신을 다 보이게끔 다닌 것 좋지 않아요. 아이들이 보는 것이 또 옳지 않고요.]
축제 참가자들은 성 소수자 문제를 환기시키려는 의도라며 이를 문제 삼는 건 성 소수자에 대한 왜곡된 인식 때문이라고 반박합니다.
[찰리 솔리타(가명)/집회 참가자 : 신촌의 물총 축제처럼 선정성이나 섹시함을 강조하는 축제도 분명히 있는데, 왜 굳이 우리 퀴어들이 자신들을 표현할 수 있는 몇 없는 축제에서는 굳이 외설적으로만 모순적으로 받아들여 지는지….]
도를 넘는 과한 표현인지 낯섦에서 비롯된 편견인지 성 소수자 인정과 별개로 여전한 논란거리입니다.
(영상취재 : 김승태, 영상편집 : 이승진)
(SBS 비디오머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