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친서 '비핵화' 언급 없어…북미 관계 개선 기대감에 방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보낸 친서에서 역사적인 6·12 북미 정상회담의 의미를 되새기고 북미 관계 진전에 대한 기대감을 내비쳤습니다.

김 위원장은 특히 북미 관계가 획기적으로 개선돼 트럼프 대통령과 추가로 정상회담을 갖길 희망했지만, 북미 간 최대 관심 사안인 비핵화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이 12일(현지시간) 트위터에서 공개한 김 위원장의 친서(한글본 기준)는 '친애하는 대통령 각하'라는 깍듯한 존칭을 시작으로 총 4문장, 266자로 이뤄졌습니다.

6·12 북미 정상회담 후속 협의를 위해 마이크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을 방문한 기간(6∼7일)에 작성된 것으로, 폼페이오 장관 편으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해진 것으로 보입니다.

김 위원장은 먼저 "24일 전 싱가포르에서 있은(있었던) 각하와의 뜻깊은 첫 상봉과 우리가 함께 서명한 공동성명은 참으로 의의 깊은 려정(여정)의 시작으로 되었습니다"라며 싱가포르 회담과 두 정상의 공동성명에 큰 의미를 부여하는 것으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이어 "나는 두 나라의 관계 개선과 공동성명의 충실한 리행(이행)을 위하여 기울이고 있는 대통령 각하의 열정적이며 남다른 노력에 깊은 사의를 표합니다"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관계 개선 노력에 감사했습니다.

김 위원장은 이어 "조미(북미) 사이의 새로운 미래를 개척하려는 나와 대통령 각하의 확고한 의지와 진지한 노력, 독특한 방식은 반드시 훌륭한 결실을 맺게 될 것이라고 굳게 믿고 있습니다"라고 적었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대통령 각하에 대한 변함없는 믿음과 신뢰가 앞으로의 실천과정에 더욱 공고해지기를 바라며 조미관계 개선의 획기적인 진전이 우리들의 다음번 상봉을 앞당겨주리라고 확신합니다"라고 마무리했습니다.

북미 간 추가 정상회담을 기정사실로 하면서 북미 관계 개선이 물살을 탄다면 개최 시기가 앞당겨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김 위원장은 그러나 북미 관계 개선에 대한 의지를 거듭 부각한 것과는 달리 최대 관심사인 비핵화에 대해선 일절 거론하지 않았습니다.

가뜩이나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와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적잖은 상황에서 논란을 가중할 것으로 보입니다.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비핵화에 대한 회의론이 제기될 때마다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를 거듭 강조하며 논란을 진화해왔습니다.

강경 성향의 북한 전문가인 로버트 매닝 애틀랜틱 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친서 내용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아첨하는 것 외에는 어떤 구체적인 언급도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사진=트럼프 대통령 트위터 캡처/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