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국제

폼페이오 "이란 정상국가 될 때까지 전세계 노력해야"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07.11 05:34|수정 : 2018.07.11 05:34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를 방문, 이란을 전방위적 경제·금융 제재로 옭아매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특히 이란의 '생명줄'이나 다름없는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5월 8일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따라 오는 8월 6일 대이란 제재를 복원하고, 11월 4일부터 이란산 원유와 천연가스 수출을 제재합니다.

그는 UAE 방문에 맞춰 국영 일간 더내셔널과 인터뷰에서 "이란이 정상국가로 행동할 때까지 전 세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면서 "이란을 국제사회가 압박해 중동 내 무력행위를 제한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란 혁명수비대 정예부대 쿠드스군의 거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지목, "이라크, 시리아를 돌아다니며 문제를 일으키고 있다. 그와 그의 조직이 대가를 치르도록 해야 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전임 미 정부가 핵합의로 대이란 제재를 완화하면서 이란의 적대적 행위가 늘어났다"며 "이란은 제재 완화로 얻은 자원으로 헤즈볼라, 시리아와 이라크의 시아파 무장조직, 예멘 반군을 지원할 수 있었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이란과 새롭게 협상한다면 기존 핵합의처럼 일시적이 아닌 영구적이어야 한다"며 "핵무기를 더는 숨길 수 없도록 해야 할 뿐 아니라 탄도미사일과 밀접한 우주 프로그램, 역내 군사 개입을 모두 포함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란 정부는 이를 강하게 거부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아울러 이라크의 정부 구성에도 이란의 영향력을 배제하기 위해 이라크 정부와 긴밀히 협력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란이 지원하는)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을 퇴출해야 하느냐"는 질문엔 "미국이 정치적으로 노력하는 최우선 과제는 폭력 수위를 낮춰 시리아 국민이 정치 과정을 통해 국가를 재건하도록 하는 일"이라며 즉답을 피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스카이뉴스 아라비아와 인터뷰에서도 "미국은 요즘 이란이 악행을 계속할 수 있는 재정 능력을 제거하는 데 가장 집중하고 있다"며 "대이란 제재는 이란 국민이 아닌 용납할 수 없는 악의적 행태를 저지르는 이란 정권만을 겨냥한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이란에 대한 제재로 이란 정권은 매우 큰 비용을 치러야 한다"고 경고했습니다.

이란 군부가 미국의 제재에 맞서 원유 수송로인 걸프 해역의 입구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고 한 데 대해 그는 "이란은 전 세계로 가는 원유 수송을 지키겠다는 미국의 다짐이 지난 수십 년간, 그리고 앞으로도 유효하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고 반박했습니다.

그는 이날 아부다비 왕세제 셰이크 무함마드 빈자예드 알나흐얀 등 UAE 정부 최고 지도부를 만나 이란에 대한 제재에 동참해 달라는 뜻을 분명하게 전달했습니다.

UAE는 사우디아라비아와 함께 이란을 매우 경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중동의 금융·물류 허브인 UAE 두바이를 통해 이란과 관련된 간접 무역과 금융 거래가 활발하다는 것도 '비밀 아닌 비밀'입니다.

이란의 사기업은 금융 제재를 우회하려고 수출입 대금을 '대리 창구' 역할을 하는 두바이를 통해 결제하기도 합니다.

UAE 정부가 이런 우회 거래를 강력히 막는다면 이란으로서는 외국과 교역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습니다.

2016년 1월 대이란 제재가 풀린 뒤 1년간 UAE는 중국에 이어 이란의 두번째 수입국이었습니다.

한국과 연관된 이란산 원유 수입의 제재 유예국 지정과 관련, 폼페이오 장관은 이 인터뷰에서 "그런 수입은 넓게 보면 제재 부과 대상이 된다"면서 "(유예국 지정을) 고려하겠지만 (전 정부와 같은) 실수는 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도 "몇몇 나라가 제재 유예를 요청하는 데 이를 고려해보겠다"며 여지를 남겼습니다.

전임 버락 오바마 정부는 2012년 이란산 원유 수입을 제재하면서도 일정 기간 수입량을 줄이면 계속 수입할 수는 있도록 하는 유예 조건을 적용했습니다.

이 덕분에 한국, 인도, 일본, 중국, 터키 등이 제재 하에서도 이란산 원유를 수입했습니다.

폼페이오 장관은 "현재 이란의 악행이 보상받지 못할 것이라는 점을 이란 지도부가 명확히 주지하도록 할 것"이라면서 "이란이 더 정상적 국가가 되기까지는 이란의 경제 상황이 제자리를 찾을 수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미국의 제재 복원과 관련, 에샤크 자한기리 이란 수석 부통령은 10일 "미 재무부는 이란에 대한 '경제전쟁'의 지휘통제실이나 다름없다"면서 "이란은 적이 선포한 경제전쟁에 맞서 총력을 모아 강력히 대항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는 "유럽 측이 미국의 제재로 이란의 국익을 보장한다는 약속을 온전히 지키지 못하면 우리가 마련한 방법을 실행하겠다"며 "저항과 신중한 계획으로 미국의 공작을 분쇄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주장했습니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