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드루킹 측 증거인멸 우려…실형 선고해달라"…25일 선고

포털사이트 네이버 댓글을 조작한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49)씨와 그 일당에게 실형을 선고해 달라고 검찰이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4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2단독 김대규 판사 심리로 열린 김씨 등의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들에 대한 추가수사가 진행 중이고 증거 인멸 우려가 있는 만큼 실형을 선고해달라"고 주장했습니다.

구체적인 형량은 추후 의견서로 제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검찰은 애초 이날 재판부에 결심 공판을 미뤄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지난달 말 경찰이 관련 사건을 송치해 추가 기소가 필요한 만큼 병합해서 심리가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이었습니다.

현재까지 기소된 사건만으로 가벼운 형이 선고돼 신병이 풀려나게 되면 조직적인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습니다.

김씨 등의 입장에서도 한꺼번에 선고받는 게 양형에 유리할 것이라고 검찰은 언급했습니다.

그러나 변호인은 "이미 컴퓨터나 휴대전화 등 모든 전자기기가 압수돼 더는 인멸할 증거가 없다"며 검찰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그러면서 "이 사건 재판이 검찰과 특검팀 간 피고인들의 신병 확보를 위한 거래 대상이냐"고 비판했습니다.

변호인은 "피고인들은 특검팀 수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할 예정이니 증거 조사가 끝난 기소 사건은 신속히 종결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재판부는 "검찰은 피고인들의 구속영장에 포함되지 않은 범죄사실 수사와 기소를 위해 인신을 구속해달라는 것"이라며 "이런 요청은 원칙적으로 허용하기 어렵다"면서 그대로 결심 공판을 진행했습니다.

재판부는 다만 "피고인들이 추가 기소된다면 범행 기간이나 횟수가 증가하고, 그 점은 형량을 정하는 데 중요한 요소로 고려될 것"이라며 추가 기소 기간을 고려해 선고 기일은 이달 25일로 잡았습니다.

'드루킹' 김동원씨는 최후진술에서 "사회적 물의를 빚어 모든 분에게 사과하고 깊이 반성한다"면서 "다만 법리적인 문제는 반드시 검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습니다.

김씨는 "네이버는 약관에 자동화 프로그램 사용 금지 규정을 만들어 두지 않았다"며 "자동화 프로그램을 이용한 '공감' 클릭 행위는 부정한 명령이 아니고, 허위 정보를 입력한 것도 아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네이버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한 데 대해서는 "악어가 악어새를 고소한 것과 같다"고 비판했습니다.

업무방해는커녕 오히려 네이버에 도움을 줬다는 주장입니다.

그는 "속담에 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되놈이 번다는 말이 있다"며 "네이버 트래픽을 증가시켜서 광고 매출로 돈을 벌게 해 줬다. 우린 아무런 금전적 이익을 얻은 게 없다"고 말했습니다.

또 "피고인들이 아무리 많은 공감을 클릭해도 사이트 대문에 기사를 올리는 건 편집권을 가진 네이버"라는 논리도 폈습니다.

여론을 조작한 게 아니라는 취지입니다.

이에 검찰은 "말도 안 되는 주장"이라며 "피고인들의 범행으로 네이버 자체의 신뢰가 추락했고 주가까지 하락해 금액으로는 산정할 수 없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됐다"고 비판했습니다.

재판부는 양측 주장을 모두 들은 뒤 "양형과 관련해 여러 예측이 나오는 거로 아는데,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법조계 안팎에서 김씨 일당에게 집행유예가 선고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자 미리 결론을 정해놓지 않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