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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짝퉁이 진짜를 이겼다'…신태용 '닮은 꼴' 뢰프에 일격

입력 : 2018.06.28 09:05|수정 : 2018.06.28 09:05

신태용, 독일전 완승으로 '반란'…뢰프, 충격패로 '12년 천하' 위기


'한국인 여러분, 미안하지만 진짜 뢰프는 한 명뿐이에요.'

27일(현지시간) 러시아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2018 러시아 월드컵 B조 조별리그 3차전을 앞두고 한 독일 매체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신태용 한국 감독과 요아힘 뢰프 독일 감독의 사진을 나란히 배치해 올리며 쓴 글이다.

뢰프 감독의 사진엔 '진짜', 신 감독의 사진엔 '짝퉁'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었다.

예전부터 신 감독이 뢰프 감독과 외모에서 '닮은꼴'로 화제를 낳은 점을 부각한 것이다.

신 감독은 비슷한 옷차림 등으로 자주 비교되며 외신에 '아시아의 뢰프 쌍둥이'등의 별명으로 표현됐다.

이런 비교는 국가대표팀 부임 이후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경기력으로 비판의 중심에 선 가운데 독일과 같은 조에 포함되고서는 '외형은 비슷하나 실력은 같지 않다'고 비꼬는 의미로 등장하곤 했다.

이날 독일 매체의 SNS 사진도 비슷한 겉모습을 재차 강조했지만, 결국 신 감독을 '가짜'로 표현해 자국 감독을 추켜세우고 독일이 이길 거라는 의미를 담았다.

경기 전날 기자회견에서 뢰프 감독과 비교하는 질문이 나오자 "뢰프 감독이 워낙 멋있고 훌륭한 분이다 보니 상당히 영광이고 감사하다"며 겸손해했던 신 감독이었지만, 이날만큼은 '진짜' 뢰프 감독의 코를 납작하게 만들었다.

2패를 떠안고 16강 진출의 실낱같은 희망을 품은 상황에서 한국은 이날 디펜딩 챔피언 독일의 공세를 막아내고 막판엔 믿을 수 없는 연속 골을 뽑아내며 세계랭킹 1위 독일을 침몰시켰다.

연이은 '실험'으로 비판이 이어지고, 주축 선수들의 잇따른 부상으로 원하는 진용을 꾸릴 수 없어 속앓이를 했던 신 감독으로선 16강엔 끝내 오르지 못했어도 회심의 피날레였다.

본선 직전까지도 '트릭' 발언 등으로 비아냥을 들어야 했고, 1·2차전 연패 속에 그의 팀 운영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커졌으나 이 승리로 모든 게 뒤바뀌었다.

반면 12년 동안 최강의 '전차군단'을 이끌며 월드컵 우승 등 온갖 영광을 누린 뢰프 감독은 '가짜'의 일격에 조별리그 탈락을 곱씹으며 거취까지 위협받고 있다.

유로스포츠 독일판은 당장 "(경기 다음 날인) 28일 뢰프 감독의 사퇴도 가능하다"고 전하는 등 퇴진 여론이 불붙고 있다.

독일축구협회는 이번 대회 본선 직전 뢰프 감독과 2022년까지 계약을 연장한 상태다.

한국전을 마치고 뢰프 감독은 "그 (거취 관련) 질문에 답하기엔 아직 이르다. 한국에 질 거라고는 상상하지 못했고, 실망감이 무척 크다"며 직접적인 답변을 피했으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연합뉴스/사진=인스타그램 캡처,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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