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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통위, 내년 남북방송인 토론회 14년만에 재개 추진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06.25 07:23|수정 : 2018.06.25 07:23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 남북방송인 토론회를 14년 만에 재개하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습니다.

25일 정부 관계자에 따르면 방통위는 남북방송인 토론회와 북한 방송·통신 이용 실태조사, 남북 방송콘텐츠 공동제작 아카데미 등 3가지를 내년 신규 남북 방송·통신 교류사업으로 선정했습니다.

남북방송인 토론회는 양측 방송인이 한자리에 모여 방송 교류와 기술 협력방안을 모색하는 행사로, 2003년 평양에서 첫 회의가 열린 뒤 2005년 9월 금강산에서 11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두 번째 회의가 개최됐습니다.

제2회 토론회 두달 뒤 개최된 남북방송영상물 소개모임에서는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방송사가 북한 방송 프로그램 114편을 구입하고 22편을 판매하는 등 활발한 교류가 이뤄졌습니다.

그러나 이후 남북 관계가 경색되면서 토론회와 영상물 소개모임이 정례화되지 못했습니다.

남북이 내년 방송인 토론회 개최에 합의하면 2005년 이후 14년 만에 제3회 토론회가 열리게 되며, 프로그램 교차 구매와 방송도 논의될 전망입니다.

방통위는 남북 방송콘텐츠 공동제작을 위한 상호 교육과정인 아카데미도 개설할 예정이며, 북한 방송과 통신 실태에 대한 조사도 벌일 방침입니다.

이를 위해 올해 3억9천만원인 남북 방송·통신교류 사업 예산을 내년 6배인 24억원으로 늘리는 방안을 관계부처와 협의하고 있습니다.

방통위 남북방송·통신교류추진위원장인 표철수 방통위원은 직접 관계부처를 방문해 협조를 요청할 계획입니다.

2003~2006년 노무현 정부에서 구 방송위원회 사무총장을 지낸 표 위원은 남북 방송영상물 소개모임 남측 대표를 맡는 등 남북방송 교류 실무 작업을 주도했습니다.

방통위는 예산이 확보되면 기존 사업인 남북방송·통신 국제콘퍼런스와 통일 방송 프로그램 제작도 확대해 북측과 프로그램 공동제작 등을 추진할 계획입니다.

올해 안에 대북 제재가 완화되는 등 여건이 개선될 경우 오는 11월 개최할 국제콘퍼런스에 북한 방송인을 초청하고, 북한 현지를 방문해 통일 방송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것도 검토할 예정입니다.

방통위는 8월께 개성에 교류협력 방안을 논의할 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개소하면 남북방송·통신교류추진 담당자를 상주시키기 위한 노력도 기울이고 있습니다.

표 위원은 "남북 대치 국면이 평화 체제로 바뀌면 오랜 분단으로 약화된 민족 동질성을 회복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며 "다수 대중을 대상으로 한 방송·통신이 단시간에 동질성을 회복하는데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에 여건이 개선되면 남북 방송·통신 교류 노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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