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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고등학교 운동부 선배들이 후배들을 괴롭혔습니다. 성폭력까지 자행됐습니다. 하지만 학교는 피해 학생과 가해 학생을 한 팀으로 대회에 출전시켰습니다.
김정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3월 경기도의 한 고등학교에서 럭비부의 집단폭력이 신고됐습니다.
럭비부원 10명이 1·2학년 13명을 폭행하고 성적으로 괴롭힌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강제로 찍은 후배의 나체 사진을 SNS에 올리고 유사 성행위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피해 학생 어머니 : (아이가) 성추행, 강제추행이 일어난 걸 얘기할 때는 눈빛이 바뀌어요. 수치스럽고 모욕적이고 참을 수 없다고.]
학교는 가해 학생 중 4명에 강제전학, 나머지 6명에게는 봉사활동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그런데 가해 학생 중 6명은 징계 결정 이틀 뒤 열린 전국대회에 출전했습니다.
피해자가 가해자와 한 팀으로 뛴 겁니다.
가해자의 경기 출전을 금지한 교육청의 권고는 무시됐습니다.
학교 측은 가해 학생들의 진학을 위해서였다며 그나마 식당과 숙소는 따로 쓰게 했다고 해명했습니다.
[학교 관계자 : 빨리해서 자기네들이 대학을 가야 하는데. 그래서 가해자 피해자 식당도 분리해서, 시합장에서만 만나서 시합 뛰고 끝나면 찢어지고.]
학교 측은 일부 학부모들과 다음 대회 출전도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럭비부 학부모(학교 측과 회의, 지난 4월) : 이걸(대회를) 안 나가면 앞에 기회가 아무것도 없잖아요. 어차피 맞을 주먹(비난)인데. 그것 때문에 뒤로 물러서면 아니지 않느냐.]
강제 전학이 결정된 4명은 처벌을 낮춰달라는 소송을 내며 여전히 이 학교에 다니고 있습니다.
오히려 정신적 충격과 추가 보복을 두려워한 피해 학생 가운데 5명이 전학을 갔고 일부는 럭비를 그만뒀습니다.
(영상편집 : 이승진, VJ : 노재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