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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제 왕릉급 벽돌무덤, 80년 만에 다시 찾아

안영인 기자

입력 : 2018.06.07 14:24|수정 : 2018.06.07 14:25


일제강점기 발굴조사 이후 80년 가까이 정확한 위치를 잃어버린 웅진도읍기(475∼538) 백제시대 전축분(벽돌무덤)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공주시와 공주대박물관은 충남 공주시 교동 252-1번지 일원에서 시굴조사와 발굴조사를 통해 1939년 사이토 다다시와 가루베 지온이 조사한 결과 미완성 무덤이라고 규정한 백제 교촌리 전축분을 다시 찾았다고 밝혔습니다.

벽돌을 쌓아 만든 백제 전축분으로는 교촌리 전축분에서 북쪽으로 약 500m 떨어진 공주 송산리 고분군 무령왕릉과 송산리 6호분이 있습니다.

교촌리 전축분은 무령왕릉처럼 터널형 구조를 갖춘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묘광(무덤 구덩이)은 가로 3m·세로 6.1m·높이 2m이며, 묘실은 가로 1.9m·세로 3.4m·높이 1.6m 였습니다.

김현숙 공주대박물관 학예연구사는 "연꽃무늬 벽돌을 사용한 무령왕릉과 달리 교촌리 전축분 벽돌에는 무늬가 없고, 벽돌을 가로로 쌓아 무덤을 조성했다"며 "이 무덤이 무령왕릉 축조를 위해 연습용으로 만든 미완성 무덤인지, 무령왕릉 이전에 조성한 왕릉급 무덤인지는 아직 명확히 알 수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조사단은 교촌리 전축분을 미완성 무덤보다는 백제 왕릉급 무덤으로 보는 시각에 무게를 싣고 있습니다.

이 무덤은 1530년 편찬한 '신증동국여지승람'에 기록된 "(공주) 향교 서쪽에 무덤이 있는데, 백제왕릉이라고 전한다"는 대목과 일치하고, 미완성 무덤이라고 볼 근거가 부족하다는 것이 조사단의 설명입니다.

공주대박물관은 일제강점기 조사에서 2호 전축분으로 명명한 유적은 벽돌무덤이 아니라 한 변 길이가 7∼8m인 네모꼴 석축 단 시설임을 확인했다고 밝혔습니다.

김 연구사는 "교촌봉은 송산리보다 해발고도가 높아 정상에 오르면 백제 왕성 모습이 한눈에 보였을 것"이라며 "국가가 주관하는 의례나 제례 행사를 개최한 장소로 생각된다"고 말했습니다.

(사진=공주대박물관 제공/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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