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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 3차 무역협상 결국 결렬

편상욱 기자

입력 : 2018.06.05 17:23|수정 : 2018.06.05 17:23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철회할 뜻을 밝히지 않으면서 베이징에서 이뤄진 미중 3차 무역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홍콩 명보 등 중화권 매체들은 이번 미중 협상에서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부과를 철회하지 않자 중국이 미국산 제품의 구매 확대와 추가 수입을 거부했다고 보도했습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이 이끄는 대표단에 미국 재무부와 농무부의 고위관료는 참여했으나 무역대표부 당국자가 빠진 점에 주목했습니다.

대표단이 사실상의 '수출 판촉단'으로만 구성됐다는 것입니다.

대표단에서 빠진 무역대표부는 최근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 부과를 주도하는 부처입니다.

중국은 이를 두고 미국이 관세부과를 철회할 뜻이 없는 것으로 해석했습니다.

결국 지난 2∼3일 베이징에서 진행된 3차 무역협상에서 아무런 합의도 이루지 못한 채 로스 장관은 일정보다 하루 일찍 귀국길에 올랐습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협상이 종료된 어제 트위터에 "중국은 이미 대두에 16%의 세금을 부과했다. 받아들일 수 없다"며 중국이 미국에 쌓고 있는 '무역장벽'을 비난한 바 있습니다.

관세 문제 외에도 중국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의 거래금지 제재로 큰 타격을 입은 ZTE통신 문제 해결에 촉각을 세웠으나 이 문제도 별다른 해법을 찾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미중 양측의 대치가 두드러졌던 이번 협상에서는 미국이 중국의 첨단제조업 육성정책에 어떻게 대처할지가 주목을 받았으나 결국 이런 까다로운 문제들이 하나도 해결되지 못한 채 끝났다고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는 바로 ZTE 문제이기도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반면 중국 매체들은 중국 당국의 성명을 인용해 이번 협상에서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진전을 거뒀다'고 평가했습니다.

신화통신은 논평을 통해 "협상의 합의를 지켜나가려면 관건은 양국이 무역전쟁을 벌이지 않겠다는 전제를 준수하고 서로 침착하게 마주 가는 것 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장위옌 중국 사회과학원 세계경제정책연구소 소장을 인용해 "이번 협상은 미국과 합의를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것"이라며 "이는 미중 무역관계가 여전히 정상 궤도에 올라있음을 설명해준다"고 주장했습니다.

미국의 소리 VOA 중문판은 미국 언론과 외신들이 이번 미중 무역협상 결과에 대해 부정적 평가를 내리고 있는 것과 달리 중국 관영매체들은 합의 없는 이번 협상의 의미를 찾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협상 결렬에 따라 미중 무역전쟁의 전운이 다시 깊게 드리우게 됐습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달 중으로 세계 양대 경제체제가 천억 달러,107조원 규모의 무역전쟁을 벌일 가능성이 커졌다고 전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5일 이후 고율관세를 부과할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 목록을 발표할 예정이고 중국도 '대등한 수준의 반격'을 예고한 대로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관세 부과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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