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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승태 사법부, 상고법원 판사 임명에 靑 의중 반영 '묘수' 고심

김기태 기자

입력 : 2018.06.05 13:59|수정 : 2018.06.05 13:59


양승태 사법부 시절 법원행정처가 최종심을 맡을 상고법원 판사를 임명하는 과정에 청와대 의중을 적절하게 반영할 '묘수'를 검토한 정황이 담긴 문건이 추가 공개됐습니다.

법원행정처가 오늘(5일) 추가 공개한 문건에는 양승태 전 대법원장 시절인 2015년 9월 작성한 'BH 민주적 정당성 부여 방안' 문건이 포함됐습니다.

당시 대법원의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을 하려면 상고법원 판사를 뽑는 과정에서 대통령과 청와대 권한을 충분히 인정하는 방향으로 제도를 만들어야 청와대의 협조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관련 내용을 검토한 문건으로 추정됩니다.

행정처 사법정책실에서 만든 이 문건에는 대통령이 상고법원 판사를 추천하는 과정에서 구너한을 행사하도록 하면 "BH의 관여도가 지나치게 높다는 외부적 비판이 제기될 수 있다"면서 적절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내용이 나와 있습니다.

문건은 "BH가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결정하는 관여도와 추천 과정에서 관여할 필요성은 반비례 관계"라면서 청와대가 상고법원 판사를 선정하는 단계에서 적정한 권한을 행사하도록 제도를 만들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적혀 있습니다.

특히 "판사 선정 절차에서 BH와 대법원장을 뜻하는 CJ가 실질적으로 협의를 하여 사실상 임명권을 공동행사하는 것을 전제로, 추천위에 BH가 참여하는 것은 부적절함"이라는 판단이 나와 있습니다.

상고법원 판사를 최종적으로 뽑는 과정에 대법원장과 청와대가 사실상 협의하도록 하고, 판사 추천 단계까지 청와대가 개입하는 건 비판 여론 등을 의식할 때 부작용이 더 클 것이라는 검토 내용으로 받아들여집니다.

이에 따라 문건에는 상고법원 판사를 뽑을 때 청와대 의중을 반영하면서도 적절하게 논란을 피해 갈 수 있는 법조항 문구를 놓고 4가지 방안을 추렸습니다.

'CJ는 BH와 협의하여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를 1안, 'CJ는 BH의 의견을 들어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를 2안, 'CJ는 정부 등 각계의 의견을 들어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를 3안, 'CH는 사회 각계의 의견을 들어 상고법원 판사 최종후보자를 선정한다'를 4안 등으로 선정했습니다.

문건에는 이 중에서 3안이 타당하다는 의견이 담겼습니다.

3안을 고른 이유에 대해 문건은 "대법원장이 판사 선정권을 행사할 때 신중하면서도 법원 안팎의 의견을 수렴하는 '외관'을 창출할 수 있고, 청와대 입장에서 볼 때 '정부'라는 중립적 표현을 통해 불필요한 논란을 방지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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