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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김성준의 시사전망대 (FM 103.5 MHz 18:05 ~ 20:00)
■ 진행 : SBS 김성준 앵커
■ 방송일시 : 2018년 6월 4일 (월)
■ 대담 : SBS 권지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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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韓 남녀 임금 격차, 남자 100 받을 때 여자 63 받아
- 페이 갭, 2016년까지 한국이 36.7%로 꼴찌
- 본인 회사 남녀 임금차를 모르는 여성 노동자 많아
- 건설업 45%, 금융업 39%, 교육 서비스업 20%
- 한화건설 67.4%, KB캐피탈 66.9%, 금호아시아나 51.2%
- 여성이 더 많은 회사도 페이 갭, 29.1%
- 아이슬란드, 동일 노동?동일 임금 인증제 시행
▷ 김성준/진행자:
직장에서 남자와 여자의 임금 격차. 이게 OECD 회원국 중에 우리나라가 제일 많이 벌어진다고 합니다. 그것도 한두 해가 그런 게 아니라 16년 연속 가장 격차가 많은 나라라고 하네요. 노동에 있어서 남녀가 정당한 대우를 받지 못한다는 얘기인데. 저희 SBS 보도본부 데이터 저널리즘 팀 마부작침이 기업 2,441개 그리고 공공기관 352개, 이런 기관들의 남녀 임금 실태를 분석해 봤습니다. 권지윤 기자가 나와 있습니다. 한 번 자세히 얘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 SBS 권지윤 기자:
예. 안녕하세요.
▷ 김성준/진행자:
여자들도 정당하게 급여를 줘라. 이게 일종의 페이 미투라고 부른다면서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렇죠. 페이 미투가 사실 지금 영국에서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그게 사실 페이 갭(Pay Gap)이라고 해서, 또는 웨이지 갭(Wage Gap). 남녀 임금 격차를 그렇게 하는데. 아까 말씀하셨 듯이 OECD에서 매년 발표를 해요. 가장 최근 것이 2016년인데. 한국은 36.7%예요. 그 말은 남자가 100을 받을 때 여성은 36.7이 적은 63 정도만 받는다는 얘기입니다.
▷ 김성준/진행자:
그런데 OECD 회원국 중에 그런 남녀 차별이나 이런 것의 선진성 문제에 있어서 우리나라처럼 떨어지는 것처럼 보이는 나라가 꽤 있는데.
▶ SBS 권지윤 기자:
그렇죠. 그런데 아까 16년 연속이라고 했는데 사실 그 전부터 하면 더 길어져요. 저희가 2001년부터 봤었는데. 그게 2016년까지 꼴찌더라고요. 꼴찌에서 2등이 에스토니아인데. 거기도 28.3% 정도예요.
▷ 김성준/진행자:
그러면 거의 8% 포인트 이상 격차가 나네요. 꼴찌와 둘째하고.
▶ SBS 권지윤 기자:
아까 말씀드렸던 영국 같은 경우에 페이 미투 운동이 활발하게 돼 있는데. 거기가 페이 갭이 16.8%예요. 그래서 저희가 OECD 같은 경우에 나라별만 비교하게 돼서, 저희가 좀 더 세부적으로 보기 위해 산업별이나 기업별로 하나씩 다 보려고 분석을 해봤던 겁니다.
▷ 김성준/진행자:
많이 봤네요. 언제 다 봤어요?
▶ SBS 권지윤 기자:
한 달 정도 걸렸어요. 금감원 공시 자료와 알리오(ALIO) 시스템이죠, 공공기관 경영정보 시스템에 들어가서 임금을 전부 다 다운 받았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공시 자료면 2,441개 기업은 전부 상장 기업입니까?
▶ SBS 권지윤 기자:
네. 그렇습니다. 2,441개인데. 원래 공시 의무가 있는 기업이 저희가 세 보니까 2,590여 개 돼요. 그중에서 남자만 있는 기업, 여자만 있는 기업을 제외하니까 2,441개 정도 되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상장 회사인데 그런 기업도 있어요?
▶ SBS 권지윤 기자:
예. 상장 회사가 다 인원수가 많은 게 아니라 5명 있는 회사, 3명 있는 회사 이런 곳도 있으니까요. 그런 곳만 제외하고 봤더니 이제 아까 말했던 민간기업 2,441개의 페이 갭이 31.7%였어요. 작년에 남성에게는 5,000만 원이 지급됐는데 여성은 3,416만 원. 그러니까 1,584만 원의 격차가 있었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사실 우리는 회사를 다니면서 그런 정도 갭이 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고 다녔잖아요.
▶ SBS 권지윤 기자:
예. 그런데 사실 임금 정보라는 게 많이 공개가 안 되다 보니까. 실제 저희가 취재를 갔었을 때 여성 노동자들도 자기네 회사가 그 정도 차이가 나는 줄 모르는 경우가 상당수 있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럴 수 있겠네요. SBS는 어땠어요? SBS도 상장기업인데.
▶ SBS 권지윤 기자:
SBS가 18% 정도 나왔는데요. 비교적 양호한 편인데 그래도 남성이 더 많이 받았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그러네요. 우리도 18% 나오리라고는 생각 못 했는데.
▶ SBS 권지윤 기자:
예. 다들 모르시더라고요. 저희가 좀 더 자세히 설명을 해 드리면. 우리나라 산업별로 저희가 살펴봤어요. 산업별 보면 금융업도 있고, 건설업도 있고, 서비스업도 있는데. 그중에서 가장 심각했던 업종이 건설업인데 페이 갭이 45%였어요.
▷ 김성준/진행자:
45%요? 절반 주네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리고 금융업도 39%였고요.
▷ 김성준/진행자:
금융은 의외네요. 39%요.
▶ SBS 권지윤 기자:
교육서비스업이 가장 낮았는데. 한 20% 정도였어요.
▷ 김성준/진행자:
이게 어느 정도 약간 고정관념입니다만. 남성적인 산업이 있고, 비교적 여성적인 산업도 있다고 볼 수가 있는데. 건설은 아무래도 그런 영향이 있을 수 있겠네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러면 제가 좀 바꿔 말씀드리면 아까 17개 산업이라고 했는데. 세부적인 산업으로 살펴보면 64개 산업으로 나뉠 수 있어요. 그중에서 보면 한 개 산업을 빼놓고는 다 남성이 많이 받았어요. 그 한 개 산업이 금속광업 사업이었는데. 회사가 딱 하나인데 거기 속한 회사가, 거기서도 여성 한 명이 아주 많이 받다 보니까 평균을 끌어올려서 그랬던 것이지.
▷ 김성준/진행자:
이건 약간 통계에 착시를 줄 수 있는 거네요. 그러면 이건 빼는 것이고.
▶ SBS 권지윤 기자:
네. 사실상 모든 산업종에서 남성이 많이 받았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이게 남성적인 산업이다, 이런 문제로 넘어갈 일이 아니라는 얘기군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렇죠. 금융업종에 보면 여성들이 많잖아요. 사실은 저희가 그래서 남자 직원, 여자 직원, 수가 적으면 통계적인 모순이 생길 수 있어서. 남녀 각각 100인 이상 기업만 따로 분류해서 봤었어요. 그랬더니 페이 갭이 32.3% 정도 나왔어요. 2,441개 기업 중에 529개 기업이 남녀 각각 100인 이상 고용한 기업인데. 그중에서 가장 페이 갭이 높았던 기업이 한화건설이었거든요. 아까 말씀드렸듯이 거기가 67.4% 정도의 페이 갭이 있어요. 그리고 KB캐피탈이 66.9% 정도요.
▷ 김성준/진행자:
캐피탈 회사는 여자라고 해서 임금을 적게 받을 이유가 뭐가 있나요?
▶ SBS 권지윤 기자:
KB캐피탈 같은 경우에는 현장 취재를 해봤더니 대부분 여직원이 많았어요. 그런데 무기계약직이나 계약직 근로자들이 전부 여성이다 보니까. 저임금의 근로자들이 대부분 여성이었다. 이러다 보니까 남녀 임금 격차 생겼다. 이렇게 해명을 하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지금 한화 같은 곳은 30대 대기업 그룹에 드는 재벌 그룹의 회사인데. 거기를 포함해서 재계 30위권, 다시 말해서 취준생들이 꼭 가고 싶어하는 대기업. 대기업은 어떻습니까?
▶ SBS 권지윤 기자:
저희가 대기업 30대 그룹만 추려서 해봤는데. 거기서 부영그룹은 제외했어요. 부영그룹은 비상장회사라서 임금 정보가 없더라고요. 그중에서 가장 심한 페이 갭을 보였던 회사가 금호아시아나 그룹이었거든요. 금호아시아나 그룹이 작년에 남자 임금이 8,400만 원 정도 됐는데, 여성은 4,300만 원 정도였어요.
▷ 김성준/진행자:
딱 절반이네요.
▶ SBS 권지윤 기자:
예. 한 51.2% 정도의 페이 갭을 보였는데.
▷ 김성준/진행자:
금호아시아나면 직원의 상당수가 스튜어디스일 것 아닙니까?
▶ SBS 권지윤 기자:
금호아시아나 그룹에 보면 상장 계열사가 금호산업이랑...
▷ 김성준/진행자:
금호아시아나 그룹 전체를 얘기하는 거였죠.
▶ SBS 권지윤 기자:
금호산업과 아시아나항공 두 군데인데. 얘기를 들어보니까 금호산업 같은 경우에는 남직원들이 부장, 차장 고직급자들이 많은데 여직원들은 주로 사원, 대리급이 많다고 하더라고요. 그러다 보니까 직급 차가 발생해서 그런 것이고. 아시아나항공 같은 경우는 조종사 대부분이 남성이다 보니까 그런 이유 때문에 임금 차이가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 김성준/진행자:
그것은 사실 딱히 회사 자체 문제라고 보기는 그렇겠네요. 산업 자체가 그런 것이지. 여성 조종사를 많이 공급받을 수 있으면 되는 거잖아요.
▶ SBS 권지윤 기자:
네. 그렇죠. 그런데 금호산업 같은 경우에는 인정을 하는 부분이 있어요. 부장급 이상의 여성이 너무 없다는 거죠. 그것도 개선을 해 나간다는데.
▷ 김성준/진행자:
굉장히 유리 천장이 낮은 거네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렇죠. 그리고 금호아시아나 그룹 다음으로 GS 그룹이 46.8% 정도의 페이 갭을 보이고 있고요. 아까 말씀드렸던 한화 그룹 같은 경우에도 45.5% 정도였습니다.
▷ 김성준/진행자:
아까 아시아나 여성 조종사가 별로 없다는 얘기도 그랬습니다만. 기본적으로 노동 시장에서 여성의 비중이 낮은 게 사실이잖아요. 취업도 그렇고.
▶ SBS 권지윤 기자:
그래서 이게 사실 처음 이 기사를 썼을 때 대부분 저도 다른 기자들과 얘기를 했었을 때. 당장 하는 말이 기본적으로 노동 시장 자체에서 여성이 적다, 아니면 여성의 근속연수가 짧다, 그런 얘기를 하는데. 저희가 그래서 여성이 더 많은 회사를 한 번 찾아봤어요.
여성이 1명이라도 더 많은 회사가 아까 2,441개 기업 중에 245개였어요. 그런데 그쪽에서도 페이 갭이 29.1%였어요. 남자가 더 많이 받아갔다는 거죠. 그러면 여성 근속이 짧아서 임금 격차가 생긴다고 하는데. 여성의 근속이 더 긴 회사만 저희가 추려봤더니, 거기도 페이 갭이 24.1%였어요. 그러니까 여성 근속이 길고, 여직원 수가 적다. 이런 것 때문에 페이 갭이 생긴다, 이런 게 사실은 잘못된 통설이었던 거죠.
▷ 김성준/진행자:
참 이해하기가 힘드네. 자꾸 이런 얘기를 하면 남성분들 중에서도, 우리가 그렇지 않아도 취업난이 심각하고 남자라고 취업이 잘 되는 것도 아닌데 자꾸 이런 것을 들춰내서 남자들 괴롭히냐. 이런 얘기도 할 수 있는데. 사실 이것을 성 대결 문제로 얘기할 것은 아니고. 해결방안이랄까요. 워낙 고질적이고 뿌리 깊은 체계의 문제이기 때문에 쉽지 않겠습니다만. 이번 취재를 하면서 해결방안이라는 게 생각났다면 어떤 게 있습니까?
▶ SBS 권지윤 기자:
해결방안이요. 제가 기사를 쓰고 또 메일을 많이 받았어요. 제 이름이 여자 같아서, 여기자가 쓴 줄 알고 항의 메일을 많이 보내시는데.
▷ 김성준/진행자:
지난번에도 그랬잖아요?
▶ SBS 권지윤 기자:
예. 성매매 관련된 기사였죠. 그런데 페이 갭이라는 게 동일 직급에 있는 남녀에게 임금 차이가 난다는 것을 의미하는 게 아니에요. 취업 때부터 승진, 업무 배치, 퇴직 전 과정에서 생겼던 남녀 차별의 결과물이 페이 갭이에요. 그래서 페이 갭이라는 게 남녀 불평등의 문제인데.
사실 저희가 대안으로 제시했던 게 아이슬란드 같은 경우였어요. 아이슬란드가 올해 1월부터 동일노동 동일임금 인증제라는 것을 시행했어요. 직원 25명 이상인 기업에 무조건 정부에 남녀 임금 지급 내역을 제출해야 해요. 그래서 거기서 정부 인증을 못 받으면 벌금을 부과하는 거였어요. 남녀는 동일하게 임금을 주도록 기업에 어느 정도 책임을 부과하는 거죠. 그리고 영국 같은 경우에는 남녀 직급별 모든 현황을 다 공개하도록 올해부터 시작됐어요. 그러다 보니까 남녀 임금 격차가 나는 것을 많은 사람들이 알게 되니까 문제 제기를 하게 되고, 좀 더 변화를 모색할 수 있게 된 거죠.
▷ 김성준/진행자:
결국은 뭐든지 하여튼 투명하게 하는 게 이런 문제를 해결하는데 가장 도움이 되겠군요.
▶ SBS 권지윤 기자:
그렇죠.
▷ 김성준/진행자:
우리나라가 OECD 꼴찌를 극복하는데 지금...꼴찌에서 2등하고 10% 포인트 차가 나는데. 아직도 꽤 걸리겠죠?
▶ SBS 권지윤 기자:
꽤 걸리겠는데. 먼저 인식 변화가 선행되어야 할 것 같기는 해요. 남녀 성 대결이 아니라는 그런 점이요.
▷ 김성준/진행자:
그렇죠. 그 부분은 좀 분명히 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이 부분은 남성, 여성 싸우자는 얘기가 아니라 다 같이 좀 더 평등하고 공정한 사회를 만들자는 것이니까. 취재하느라 수고 많이 했습니다. 지금까지 SBS 데이터 저널리즘 팀 권지윤 기자였습니다. 수고했습니다.
▶ SBS 권지윤 기자:
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