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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 판매 없었나…中 회사채 부도에 국내 펀드 '날벼락'

정경윤 기자

입력 : 2018.06.03 10:21|수정 : 2018.06.03 10:21


중국 에너지 기업인 중국국저에너지화공집단(CERCG)의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 부도로 국내 금융권이 영향을 받고 있습니다.

CERCG의 또다른 자회사가 발행한 회사채도 채무불이행에 빠지면서 이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국내에서 발행된 1천65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기업어음 발행 주관사와 신용평가사, 이를 산 금융사들이 서로 책임을 떠넘기느라 마찰음이 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260억원어치는 자산운용사가 시중에 출시한 3개 공모펀드에도 편입돼 개인 투자자들의 손실도 불가피한 상황입니다.

지난달 28일 중국교통은행은 CERCG이 지급보증한 홍콩 자회사 CERCG캐피탈의 달러표시 채권에 '크로스디폴트'가 발생했다고 공시했습니다.

CERCG가 지급보증한 또 다른 자회사 CERCG오버시즈캐피탈의 3억5천만달러 규모 채권이 부도나면서 동반 채무불이행 상태가 된 것입니다.

앞서 한화투자증권과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지난달 8일 특수목적법인 '금정제십이차'를 통해 CERCG캐피탈 회사채를 기초자산으로 자산유동화기업어음 1천650억원어치를 발행했습니다.

현대차투자증권을 비롯한 증권사 3곳이 이 물량을 바로 인수했고, 이 중 일부는 다시 KB증권과 유안타증권 등에 팔렸습니다.

기초자산 채권의 크로스디폴트로 부도 우려가 제기되자 이들 채권단은 우선 신용평가사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습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서울신용평가가 CERCG를 중국의 공기업으로 분류하고 해당 어음에 각각 'A2'를 부여하는 등 제대로 된 평가를 하지 못했다는 겁니다.

이에 대해 신용평가사들은 억울하다는 입장입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중국 공기업의 차이와 특성을 충분히 고려했다"면서 "또 A2 이상의 신용등급을 받았더라도 부도는 얼마든지 날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나이스신평이 평가한 신용등급을 토대로 관련 업무를 진행했고 부도 징후를 전혀 몰랐다"면서 "자체 리스크 심사 능력을 갖춘 기관만을 상대로 판매해 불완전판매는 있을 수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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