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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GM 군산공장 22년 만에 '폐쇄'…상처 남긴 구조조정

김혜민 기자

입력 : 2018.05.30 10:24|수정 : 2018.05.30 16:46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미국 제너럴 모터스 본사의 구조조정에 따라 내일 가동을 시작한 지 22년 만에 문을 닫습니다.

GM 본사가 지난 2월 13일 군산공장 폐쇄 계획을 갑작스럽게 발표한 이후 정치권과 지역사회에서 재가동을 추진했으나 무위로 돌아가면서 결국 폐쇄 시한이 닥쳤습니다.

한국GM에 따르면 군산공장은 내일부로 공식 폐쇄되며, 희망퇴직을 신청했던 직원들도 이날을 기해 퇴사 처리됩니다.

사실 군산공장은 지난 2월 GM 본사의 폐쇄 발표 직후부터 이미 가동을 중단했고 대부분의 직원이 출근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동안 군산공장에서 생산해온 준중형차 크루즈와 다목적차량 올란도는 일단 단종됩니다.

한국GM 측은 "두 모델은 판매가 워낙 저조해 다른 공장으로 물량을 돌려 생산할 계획이 아직 없다"면서 "다만 재고가 남아있어 올 연말까지 판매는 이뤄진다"고 전했습니다.

한국GM은 적자가 누적된 가운데 현재의 생산설비 등을 모두 유지한 채로 회생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점을 군산공장 폐쇄 이유로 설명했습니다.

판매가 부진했던 데는 내수 시장에서 수요가 워낙 적은 차종인 데다 부적절한 가격 책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한 영향이 컸습니다.

여기에 2013년 말 단행된 쉐보레 브랜드의 유럽 시장 철수로 수출길마저 막힌 것은 치명타가 됐습니다.

반면에 인건비 부담은 계속 커졌습니다.

한국GM의 국내 공장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2010∼2013년 평균 8%에서 작년 기준 16%로 상승했습니다.

2013년 이후 2016년까지 평균적으로 성과급은 해마다 1천만원 이상 늘었고, 기본급 인상률은 3.3∼5.0% 범위에서 유지됐습니다.

저조한 판매 실적에 고정비 부담만 커지면서 공장 가동률은 뚝 떨어졌습니다.

구조조정에 돌입하기 전 약 1천800명이던 한국GM 군산공장 노동자는 지난 2∼3월 1차 희망퇴직(1천100명)과 지난 4월 2차 희망퇴직(80여명)을 거쳐 612명이 남았습니다.

한국GM 노사는 아직 거취가 정해지지 않은 612명 가운데 200여 명을 부평, 창원 등 다른 공장에 전환 배치하기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나머지 400여 명은 일단 3년간 무급휴직을 적용한 뒤 다른 공장에서 정년퇴직 등으로 생기는 결원만큼 순차적으로 전환 배치할 예정입니다.

노조는 무급휴직에 들어갈 인원에 대해 정부와 노사가 생계보조금을 지원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 중입니다.

정부는 폐쇄 후 남는 군산공장을 제3자에 매각하거나 자동차 생산이 아닌 다른 용도로 활용하는 등 여러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당초 군산공장이 다른 완성차업체나 부품업체 등 관련 업계로 매각될 경우 남은 근로자들의 고용이 유지될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기존 설비 활용도가 낮은 데다 기존 인력을 그대로 흡수하기가 쉽지 않다는 점 때문에 실현되지 않았습니다.

한국GM 관계자는 "일련의 구조조정은 결국 회사 몸집을 가볍게 한 뒤 신차를 투입해 국내 공장 가동률을 높이려는 목적"이라며 "군산공장 문을 닫게 된 것은 안타깝지만, 한국에서 장기 성장하려면 어쩔 수 없는 결정이었다"고 밝혔습니다.

노조 측은 "군산공장 폐쇄는 어쩔 수 없이 임단협 합의가 끝나면서 함께 결정된 사항"이라며 "남은 근로자들을 최대한 빨리 국내 다른 공장으로 전환 배치하는 안을 사측과 협의해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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