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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닝 스브스] 우리보다 좋은 조선인 영어 발음…남달랐던 교육법

입력 : 2018.05.29 09:31|수정 : 2018.05.29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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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시대의 영어 교육은 말하기 중심으로 이뤄져서 1900년대 초반 조선인의 영어 실력은 상당한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말하기 중심의 교육은 어떤 방식이었을까요?

교실 한가운데 짧은 머리에 양복 차림을 한 외국인이 보입니다. 이 사진은 1800년대 후반의 조선영어학교 사진인데요.

[김태용/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당시는) 문법을 위주로 배웠다기보다는 원어민들이 직접 와서 프리토킹 하는 식으로 수업이 됐었(습니다.)]

당시 영어 단어장을 복원한 책을 찾아봤는데요.

[레이/미국 조기 유학 출신 스브스뉴스 에디터 : 타다, ride 앞에 '으'를 붙여주면서 r 발음을 유도해 준다는 게 되게 인상적이었어요.]

1800년대 서양과 교역을 시작했던 조선에선 영어만 잘해도 높은 관직에 오를 수 있었는데 실무에서 써야 하다 보니 진짜 실용영어를 가르쳤다고 합니다.

회와 중심 수업 덕분에 조선인의 영어 실력은 널리 인정받았고 한 일본인 관리는 자신의 책에 조선사람이 동양에서 가장 뛰어난 어학자라고 평가한 기록을 남기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은 외국인 앞에 서면 왠지 긴장돼 대화를 못 하곤 하는데요.

[김태용/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일제 말로 가면서 (일본이) 미국이랑 영국과 사이가 안 좋아지면서 (미국인, 영국인) 강제 추방령을 내리기 때문에 원어민들이 없는 상황(이 됐다.) 그 상황에서 일본인 영어교사들이 손쉽게 영어를 가르칠 수 있었던 방법이 아무래도 문법을 위주로 해서 그런 식으로 벙어리 영어를 하게 된 것이죠.]

일제 강점기를 거치며 말하기 중심의 교육이 문법 위주로 바뀌었고 조선인의 영어 실력에 대한 평가는 30년 만에 정반대가 됐습니다.

일본이 미국과 적국이었던 일제강점기 말에 영어 수업은 없어졌다가 광복 후 다시 시작됐는데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급조된 영어 교사들은 일제 강점기 때 문법 식으로 영어수업을 받은 사람이 대부분이었습니다.

[김태용/중앙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그래서 해방이 되고 나서도 한동안 일제시대 때 배웠던 문법 번역식 영어 교육이 꽤 오래 지속됐다고 볼 수 있겠죠.]

조선시대의 말하기 중심 영어 교육이 지금까지 지속됐다면 영어로 말하기 실력이 조금이라도 더 향상되지 않았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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