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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신기자단, 풍계리 취재차 北 원산행…"北, 1만달러 요구 안해"

조민성 기자

입력 : 2018.05.22 11:26|수정 : 2018.05.22 11:38


▲ 고려항공 카운터에서 수속 밟는 풍계리 취재진 (사진=연합뉴스)

한국을 제외한 외신기자단이 북한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현장을 참관하기 위해 22일 베이징(北京) 서우두(首都) 공항을 통해 원산으로 향했습니다.

미국, 영국, 러시아, 중국 등 4개국 외신기자단은 이날 오전 베이징 공항에 도착해 원산행 고려항공 전세기인 JS622편에 탑승했습니다.

원산행 고려항공 카운터가 이날 오전 8시 30분께(현지시간) 마감되고 세관 통과까지 마무리되면서 외신기자단은 오전 9시 45분께 원산으로 떠났습니다.

우리 정부는 22일 판문점 개시 통화를 통해 한국 기자단 명단을 통지하려고 했으나 북한은 여전히 접수하지 않아 이날 고려항공 전세기를 통한 방북은 일단 무산됐습니다.

앞서 북한은 지난 1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취재와 관련한 통지문을 남측에 보내 통신사와 방송사 기자를 각각 4명씩 초청한다고 알려왔지만, 정작 명단 접수는 거부했습니다.

북한은 지난 12일 외무성 공보를 통해 23∼25일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의식을 진행한다며 한국과 미국, 영국, 중국, 러시아 언론에 취재를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까지 파악된 풍계리 취재 참석 언론사는 미국 매체인 AP, CNN·CBS방송, 인터넷 매체인 Vice와 영국 뉴스채널 스카이뉴스, 영상 전문 매체인 aptn, 러시아 타스 통신과 방송사인 러시아 투데이, 중국 신화통신, 중앙(CC)TV 등입니다.

공항에서 만난 외신 취재진은 북한에서 사증과 취재비 명목으로 1만 달러를 요구했는지 확인해 달라는 질문에 "피(fee)는 없었다"고 답했습니다.

또 다른 외신기자도 "160달러를 사전에 냈고, 평소 출장비 정도의 비용이 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이날 베이징 공항에서 외신기자단 배웅을 위해 북한 노동신문 기자가 나와 눈길을 끌었습니다.

베이징 특파원인 원종혁 노동신문 기자는 한국 취재진이 이번 활동에 참여하지 못하게 된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자 "남측 기자들이 참가해주면 나도 얼마나 좋겠냐"며 "나도 같은 기자로서 (안타깝다), 나도 신문사 기자다"라며 아쉬움을 나타냈습니다.

이처럼 한국을 제외한 외신기자단이 원산으로 향한 가운데 북한의 핵실험 폐기행사 준비는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를 취재할 외국 기자단 수송을 위해 원산과 길주를 잇는 철로를 보수하고 열차 시험운행을 하는 정황도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북한은 원산에 외국 기자단을 위한 프레스센터와 숙소 등을 마련하겠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 38노스는 위성사진을 토대로 북한이 풍계리 핵실험장에서 갱도 폭파 장면 관측을 위한 전망대 설치로 추정되는 작업을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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