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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대사관 개관에 예루살렘 시내 팽팽한 긴장감

입력 : 2018.05.15 00:43|수정 : 2018.05.15 00:43


이스라엘 주재 미국대사관이 들어선 예루살렘은 14일(현지시간) 비교적 차분했다.

대사관 개관식이 열린 예루살렘 남부 아르노나의 기존 미국영사관 건물은 축제 열기로 후끈 달아올랐지만, 대사관 밖 풍경은 달랐다.

시내 곳곳에 총으로 무장한 경찰과 군이 평소보다 많이 배치되면서 무거운 분위기가 느껴졌다.

이날 오전 11시께 동예루살렘의 올드시티(구시가지) 관문인 '다마스쿠스 게이트' 앞을 찾았을 때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는 눈에 띄지 않았다.

평소처럼 상인과 관광객 등이 바쁘게 걸음을 재촉하고 있었다.

기자 10여명도 시위를 예상하고 이곳을 찾았다.

그러나 미국대사관 개관식이 시작하고 30분이 지난 오후 4시 30분까지 특별한 상황이 발생하지 않았다.

이곳에서는 작년 12월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인정한다고 발표한 뒤 팔레스타인인들의 시위가 종종 열렸다.

한 예루살렘 시민은 "다마스쿠스 게이트에서는 그동안 무슨 일이 있을 때마다 반이스라엘 시위가 있었는데 오늘은 이상하게 조용하다"며 "군인과 경찰의 통제가 심해졌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오후 다마스쿠스 게이트에 배치된 이스라엘 경찰과 군인은 40여명으로 평소보다 훨씬 많았다.

경찰과 군인들은 팔레스타인 청년 여러 명이 모이면 해산을 시도하며 예민한 반응을 보였다.

유대교와 이슬람교의 성지가 모여있는 예루살렘 올드시티도 경계가 삼엄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유대인들이 성지로 여기는 '통곡의 벽'(서쪽벽)에는 이른 아침부터 유대인과 관광객들로 붐볐다.

그러나 군인들은 이날 오전 올드시티 내 알아크사 모스크(이슬람사원)의 주요 길목을 차단하고 이슬람교도의 입장만 허용했다.

알아크사 모스크는 사우디아라비아의 메카, 메디나와 더불어 이슬람 3대 성지로 불린다.

이스라엘 당국이 미국대사관 이전의 영향으로 자칫 폭력사태가 빚어질 것을 우려해 이슬람교도가 아닌 사람들의 출입을 제한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미국대사관 개관식이 열린 건물 주변의 주요 도로는 일찌감치 차단돼 일반인이 접근하기 어려웠다.

팔레스타인인들이 미국대사관 개관식 주변에서 소규모 시위를 시도했지만, 경찰과 큰 충돌은 빚어지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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