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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금리 1%p 역전 시 외국인자금 월평균 2조 7천억 원 이탈"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05.11 07:23|수정 : 2018.05.11 07:23


과거 사례를 볼 때 한미 금리역전 폭이 50bp(1bp=0.01%포인트)까진 제한적 영향만을 나타냈지만 100bp까지 벌어지면 부작용이 급격히 커진다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11일 국회예산정책처의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에 따른 국내 금융시장 영향 점검'이라는 보고서를 보면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100bp 역전했을 때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이 월평균 2조7천억원 이탈했습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3월 정책금리를 연 1.25%∼1.50%에서 1.50%∼1.75%로 인상하면서 한국 기준금리(연 1.50%)보다 높은 역전 현상이 빚어졌습니다.

과거 한미 기준금리가 역전된 때는 1999년 6월∼2001년 2월, 2005년 8월∼2007년 8월 2차례 있었습니다.

보고서는 그중 최근과 경제 상황이 비슷한 후자의 상황을 분석해 한미 금리역전이 불러올 수 있는 결과를 전망했습니다.

1차 역전기 때는 외환위기 기간으로 국내 경제가 어려웠고 기준금리 제도를 도입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현재와 비교하기 어렵지만 2차 역전기 때는 한국, 미국 경제가 모두 성장세를 기록하고 주가도 양국 모두 상승하는 등 현재와 비슷하다는 것입니다.

2차 역전기 때 보면 한미 기준금리 차가 25∼50bp이던 2005년 8월∼12월까지 5개월간 외국인 증권투자자금은 4조4천억원 유출됐습니다.

월평균 9천억원이 유출된 셈인데, 코스피는 24.1% 오히려 상승했습니다.

그러나 2006년 5월∼7월 한미 기준금리 차가 100bp로 확대하자 파급력이 확대됐습니다.

3개월간 증권·채권시장에서 외국인 자금 순유출액은 8조2천억원에 달했습니다.

월평균 2조7천억원의 외국인자금이 빠져나간 꼴로, 한미 금리역전이 50bp 이하일 때보다 3배나 늘어났고, 코스피는 8.6% 하락했습니다.

최근 역전기만 보면 아직 국내 금융시장 영향은 미미한 것으로 평가됩니다.

외국인은 국내 주식·채권시장에서 총 3조5천억원을 순매수했고, 코스피는 지난달 20일 종가 기준으로 한 달 전보다 0.36% 하락하는 데 그쳤습니다.

그러나 한미 금리 차가 앞으로 확대되면 상황이 급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시장은 올해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1∼2차례, 미국은 3회 올릴 것으로 예상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습니다.

한국은 그대로 있는데, 미국 금리 인상 속도만 빨라지면 한미 금리는 75bp까지 벌어질 수 있습니다.

보고서는 "한미 기준금리 역전 확대는 외국인 투자자금 이탈, 주식시장에 대한 하락압력으로 금융시장 불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고 우리나라 채권 수요를 약화해 시중금리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여기에 글로벌 통상갈등 확대까지 겹쳐지면 금융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이어 "다양한 리스크를 점검하고 컨틴전시 플랜을 준비해둬야 한다"며 "금융 안정성이 취약한 신흥국 위기가 국내로 전이되지 않도록 주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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