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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보다 이스라엘'…아랍 이슬람국 바레인 이례적 지지표명

입력 : 2018.05.10 23:07|수정 : 2018.05.10 23:07


걸프 지역의 아랍 이슬람 국가인 바레인이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칼리드 알칼리파 바레인 외무장관은 10일(현지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이란이 중동 (다른나라)에서 군대와 로켓을 현재처럼 계속 운용하는 한 '이스라엘을 포함해 어느 나라'든 위험의 원천을 제거해 자신을 지키는 권리를 보유해야 한다"고 적었다.

9∼10일 이란을 겨냥한 이스라엘의 시리아 내 군기지 공습에 대한 지지를 공개적으로 표명한 것이다.

아랍 이슬람권 국가가 이스라엘을 지지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그간 금기시됐던 일이다.

아랍 이슬람권은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의 땅을 강점하고 핍박하는 종교·민족적 '적대 세력'으로 간주하는 탓이다.

걸프 지역 수니파 이슬람 국가는 이 때문에 이스라엘을 여전히 국가로 인정하지 않는다.

이런 점에서 알칼리파 장관의 발언은 파격적이다.

'이스라엘을 포함한 어떤 나라'라는 표현과, 자위권을 인정한다는 것은 그 주체를 국가로 여긴다는 뜻을 내포한다.

바레인이 사우디아라비아와 매우 밀접하다는 점을 고려하면 알칼리파 장관의 이날 트윗은 이스라엘에 대해 사우디의 변화된 관점을 대신 표현한 것으로 확대해 해석할 수도 있다.

아랍 이슬람권의 수장국 사우디는 이스라엘을 적대하는 데 가장 앞장서야 하지만 이란이라는 '공적'을 고리로 이스라엘과 접근한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3월 미국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스라엘도 그들의 땅에서 살 권리가 있다"고 말해 큰 관심이 쏠렸다.

사우디가 이스라엘을 국가로 인정하겠다는 의미로 비쳤기 때문이다.

알칼리파 장관의 발언은 특히 14일 미국이 주이스라엘 대사관을 종교·민족적으로 예민한 분쟁지역 예루살렘으로 옮기는 시점에 맞춰 나왔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의 발언이 걸프 지역 수니파 정부들이 이란에 맞서기 위해 이스라엘과 손잡고 '적과 동침'을 전격 선택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어서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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