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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분기별 경상수지 17년 만에 적자…추세 변화 신호인가

하현종 기자

입력 : 2018.05.05 13:50|수정 : 2018.05.05 13:50


중국의 분기별 경상수지가 17년 만에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이것이 중국 경제의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일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왔습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5일 중국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전날 발표한 중국의 경상수지 결과를 토대로 "17년 만에 처음으로 중국의 분기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근본적인 변화의 신호일 수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앞서 중국 국가외환관리국은 4일 중국의 올해 1분기 경상수지가 282억 달러(약 30조3천500억 원)의 적자를 기록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발표했습니다.

SAFE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1분기 무역수지는 534억 달러 흑자였지만, 관광을 포함한 서비스수지에서 762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함에 따라, 총 경상수지가 282억 달러의 적자를 나타냈다는 것입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도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35% 감소한 것이라고 SAFE는 밝혔습니다.

SAFE의 1분기 중국 경상수지 발표는 미국이 중국에 대해 수입을 늘리고 시장개방을 확대할 것을 요구하면서 양국 간 무역분쟁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나온 것입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특사인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는 4일 베이징에서 무역갈등을 놓고 담판을 했으나 갈등 해소에는 실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국의 분기별 경상수지가 적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 2분기 이후 거의 17년 만이라고 SCMP는 전했습니다.

2001년은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해이며, 중국은 이를 계기로 수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경제가 비약적으로 발전했습니다.

올해 1분기 경상수지 흑자에 대해 SAFE는 '계절적 요인' 때문이라면서 큰 의미를 두지 않지만, 경제 전문가들은 중국의 국제수지의 근본적 변화를 예고하는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습니다.

영국 스탠더드차터드은행의 중화권 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딩솽(丁爽)은 보고서를 통해 중국은 지난 25년 동안 한 해도 빼놓지 않고 경상수지 흑자를 기록했다면서 "중국인은 경상수지 흑자를 당연한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딩솽은 반세기 동안 중국인들이 당연시해온 상황이 바뀌려 하고 있다면서 "완만한 쇼크가 중국의 경상수지를 적자로 돌려놓을 수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무역수지 흑자를 포함한 중국의 경상수지 흑자는 세계 경제의 불균형을 나타내는 지표로 여겨지고 있다고 SCMP는 지적했습니다.

특히 중국은 미국과 무역에서 막대한 흑자를 기록하고 있으며, 중국의 대미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2017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양국 간 무역분쟁을 야기했습니다.

미국은 지난 2010년 중국을 비롯한 무역 흑자국에 대해 대미 경상수지 흑자 규모를 국내총생산(GDP) 대비 4% 이내로 관리하자는 안을 제시했지만, 중국은 이 제안을 거부했습니다.

세계 최대의 수출국인 중국은 성장을 위한 수출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소비를 촉진하는 정책을 펴고 있으나 대미 무역수지 흑자는 여전합니다.

미국의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3천700억 달러의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이 같은 미국의 지난해 대중 무역수지 적자 규모는 사상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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