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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아·현민, 한국서 온 빈 가방에 명품·과자 실어 날랐다"

조성현 기자

입력 : 2018.05.03 15:38|수정 : 2018.05.03 15:56


▲ 제보자 A씨가 한국에서 들어온 빈 여행가방을 받은 날짜를 기록한 표. A씨는 빈 여행가방에 조현아씨 자매의 물품을 실어 한국행 여객기로 전달했다고 주장했다. 

한진그룹 조현아 전 사장과 조현민 전 전무의 해외 물품 밀수 방식에 대한 구체적인 제보가 대한항공 갑질 제보SNS방에 접수됐습니다. 해당 제보는 경찰청에도 전달돼 조씨 자매의 밀수 혐의 수사 자료로 쓰일 것으로 보입니다.

대한항공 한 외국 지점에서 최근까지 9년간 근무했다는 전 한진그룹 직원 A씨는 "자신이 9년간 조현아·조현민 자매의 사적인 쇼핑 물품을 한국행 여객기가 출발하는 공항으로 실어날랐다"고 폭로했습니다.

A씨 제보에 따르면 조씨 자매는 대한항공의 외국지점을 개인적인 쇼핑 창구로 활용했습니다. 방식을 보면, 먼저 한국에서 외국으로 나가는 대한항공 여객기에 빈 여행가방을 실어 보냅니다. 그리고 조씨 자매가 인터넷 쇼핑 등을 통해 구매한 물품을 대한항공 외국 지점으로 배송받습니다. 그러면 외국지점 직원이 쇼핑물품을 한국에서 여행 가방에 실어, 다시 한국행 비행기로 싣습니다.

A씨는 자신이 이 여행가방을 시내 대한항공 사무실에서 공항까지 실어나르는 역할을 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주로 박스로 실어 보냈지만, 2-3개월 전부터는 빈 여행가방을 채워 보내는 방식으로 바뀌었다고 A씨는 설명했습니다.

2014년 땅콩회항 사태 이전까지는 한국으로 보내는 물품에 조현아씨를 뜻하는 사내 코드 'DDA'라고 적혀 있었지만, 이후 조씨의 비서 명의로 바뀌어 전달됐다고 덧붙였습니다. 조씨 자매가 구매한 물품은 명품 뿐만 아니라 과자와 초콜릿 등 식품류까지 포함됐다고 A씨는 전했습니다.

A씨는 "9년 간 주 2-3회 조씨 자매 물건을 실어날랐다"며 "회사 일도 아니고 이런 일을 해야 하는 데 회의를 느껴 회사를 그만뒀다"고 말했습니다.

대한항공 해외지점에서 근무하는 현직 직원 B씨는 증거인멸 의혹을 제기했습니다. 조현민씨의 물컵 갑질 논란이 뜨겁던 지난달 하순 한국에서 파견된 운항총괄매니저가 직원들에게 조현아·조현민 물품 운송 내역이 담긴 이메일을 삭제하라고 지시했다는 내용을 전해들었다고 B씨는 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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