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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회장님'의 수상한 해외 신용카드 내역…"5년간 0원"

조민성 기자

입력 : 2018.05.01 13:49|수정 : 2018.05.01 13:49


탈세·밀수 의혹을 받고 있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근 5년간 해외 신용카드 사용액이 '0원'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조 회장의 해외 출장이 잦았던 점에 비춰보면 법인카드나 현금을 주로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어 조사 범위를 개인 카드 이상으로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1일 관계 당국에 따르면 관세청 인천본부세관은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최근 5년 치 해외 신용카드 분석 과정에서 조 회장의 카드 사용액이 0원인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내역이 없기 때문에 당연히 세관이 조사 중인 관세 누락분도 없습니다.

현재 조 회장은 형식적으로는 다른 일가 4명과 달리 '피의자' 신분은 아닌 셈입니다.

관세청 관계자는 "다른 카드나 현금을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기 때문에 조 회장에 대한 조사는 계속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김영문 관세청장이 전날 기자들과 만나 세관 소환 조사 대상을 조 회장의 부인 이명희 씨와 조현아·현민 등 3명으로 한정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으로 보입니다.

조 회장이 다른 가족의 카드를 일시적으로 대신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지만 최근 조 회장의 잦은 해외 출장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입니다.

조 회장은 2014년 7월 평창올림픽 조직위원장을 맡은 뒤 22개월 동안 무려 34차례의 해외 출장을 소화하면서 왕성한 활동력을 과시하기도 했습니다.

해외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개인 신용카드를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일반인의 상식에 맞지 않는다는 해석입니다.

조 회장이 국세청의 자금 추적 등에 대비해 현금을 주로 사용한 결과라는 분석도 있습니다.

조 회장은 국세청의 수사 의뢰에 따라 1999년 11월 629억 원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로 구속돼 이듬해 징역 4년과 벌금 300억 원을 선고받은 바 있습니다.

조 회장의 신용카드 사용액이 '0원'이라는 사실이 알려짐에 따라 해외 법인카드 사용 내역에 대한 조사 필요성에 힘이 실릴 것으로 보입니다.

관세청은 현재 국세청으로부터 조 회장 부부와 조현아·원태·현민 등 5명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 내역을 받아 분석 중이지만 법인카드는 아직 조사 대상이 아닙니다.

다만 법인카드는 카드를 사용한 개인을 특정하기 어렵기 때문에 조사가 시작되더라도 한진 일가의 밀수·탈세 혐의를 입증하기까지는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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