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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pick] "엄마가 똑바로 좀 쓰래서"…이보다 솔직할 수 없는 '구인 공고'

김도균 기자

입력 : 2018.04.30 10:46|수정 : 2018.04.30 10:46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올린 구인 공고 글이 거침없는 내용으로 눈길을 끌고 있습니다.

지난 28일 아르바이트 채용 공고 사이트 '알바몬'에는 '엄마가 공고 좀 똑바로 쓰래서 똑바로 앉아서 쓰는 중'이라는 제목의 구인 글이 올라왔습니다.

이는 대전 동구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에서 올린 아르바이트 모집 글로, 첫 문장부터 웃음을 유발합니다.

공고를 올린 이는 "솔직히 이보다 정자세로 앉아있을 순 없다"며 "대학생 고객님들 시험 기간이 끝나고나니 뭔가 요즘의 저는 삼국지의 여포와 제갈량을 합쳐놓은 것 같다. 여포의 머리와 제갈량의 몸뚱아리. 고로 일하기 싫어서 저 대신 일해줄 알바마마를 모집한다"고 적었습니다.
'엄마가 똑바로 좀 쓰래서이어 "보통 사장의 마인드로 일해줄 사람 찾던데 저희는 그러면 큰일 난다. 아무도 일 안 한다"며 "제발 딱 알바 마인드로 일해주실 분 지원 부탁드린다"고 강조했습니다.

공고 내용 틈틈이 "출근의 목표는 퇴근인데 내 목표는 항상 너무 멀리 있는 것 같다. 먹으면 졸리고 자고 일어나면 배고픈 걸 보니 난 운명에 순응하는 타입인가보다"라는 한탄이 섞여 있기도 합니다.

이 카페에서 담당하는 업무 또한 만만치 않습니다. 

음료 제조와 매장청소는 당연한데, 여기에 "퇴근 시간보다 빨리 퇴근 시도",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이기", "귀찮은 일 시키면 '안들려요' 시전하기"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부모님께 '사랑합니다' 문자 보내기", "아침형 인간이 되어볼까 마음먹고 일하다가 아침은 만만한 놈이 아니란 걸 깨닫기"도 담당 업무에 포함돼 있습니다.
'엄마가 똑바로 좀 쓰래서근무환경에는 "사장 뒷담화는 너와 나의 연결고리", "가족은 집에 있고 그냥저냥 적당히 남 같은 분위기"라고 설명이 적혀있으며 "어머 딱 내 핏이야!하는 유니폼 제공", '조기 퇴근, 칼퇴는 있어도 연장근무는 절대 허락 안 함"이라고 강조되어 있습니다.

우대사항에는 "(배우) 공유 씨 지원 시 바로 채용"이라 적혀있습니다.

심지어 채용절차에는 서류전형 다음 단계로 '사장이랑 의식의 흐름대로 면접 같은 랩 배틀'이라고 적혀있고, "'이런 누추한데서 특별히 내가 일 좀 해준다'라는 마인드를 가진 사람이 최종합격"이라고 쓰여있습니다.

아르바이트생의 노고를 이해하는 유쾌한 공고에 누리꾼들은 "서울 사는 사람도 지원해도 되나", "랩배틀 못해서 탈락하면 어떡하냐", "이 공고 올리고 엄마한테 또 혼나는 거 아니냐"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뉴스 픽'입니다.

(사진=알바몬 홈페이지 캡처,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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