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뉴스

뉴스 > 경제

'깐깐한 DSR' 도입에도 가계대출 오히려 늘었다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04.25 11:12|수정 : 2018.04.25 11:12


모든 대출 원리금을 합산해 상환 능력을 따져 대출 여부를 판단하는 제도인 총체적상환능력비율(DSR)이 지난달 26일 도입됐음에도 가계부채는 도입 전보다 오히려 더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DSR로 대출이 걸러지는 기준이 높게 설정된 탓에 담보인정비율(LTV)이나 신(新)총부채상환비율(DTI)이라는 '허들'을 넘은 차주가 DSR로 대출이 거절된 사례가 거의 없기 때문이란 게 한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NH농협 등 5개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23일 현재 537조 202억 원으로 집계됐습니다.

이는 DSR 시행일(3월 26일) 바로 전 영업일인 지난달 23일 잔액(532조 3천346억 원)보다 4조 6천856억 원늘어났습니다.

가계대출 잔액이 한달에 4조원 넘게 증가한 것은 최근 들어 드문 일입니다.

지난해 8∼11월에는 매달 3조∼4조 원 늘었으나 올해 들어서는 1조원대로 증가세가 둔화됐습니다.

8·2 부동산 대책과 10·24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대출 규제를 강화한 영향 때문인데, 3월부터 다시 증가세가 확대됐습니다.

DSR이 도입되기 전 한달(2월 23일∼3월 23일)간 가계대출 잔액은 2조9천524억원 늘었고, DSR이 시행되기 전 미리 대출을 받겠다는 수요가 몰린 탓으로 풀이됐습니다.

DSR은 1년 동안 갚아야 할 모든 대출의 원리금 상환액을 연 소득으로 나눈 값입니다.

기존 DTI나 LTV가 주택담보대출만 따졌다면 DSR은 학자금 대출, 자동차 할부금, 마이너스 통장 등도 갚아야 할 대출에 포함됩니다.

하지만 기존 대출보다 더 깐깐한 DSR이 시행된 후에도 가계대출 증가세는 멈추지 않았고, 오히려 그 이전 한달 증가액의 1.5배로 증가세가 한층 강화됐습니다.

시중은행들이 상반기에 영업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친 것도 요인으로 꼽히고 있습니다.

시중은행 여신 담당 관계자는 "통상 은행들은 7월 휴가철과 9월 추석을 앞두고 상반기에 영업을 많이 한다"며 "적극적인 영업과 공격적인 금리 책정이 (DSR도입) 상쇄 효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부동산 시장의 열기가 이어진 가운데 고객의 대출 수요가 줄지 않은 것도 원인입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투자 수단으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믿음이 남아 있고 아직까지는 저금리 상황이다 보니 대출 수요가 계속 많다"고 설명했습니다.

(사진=연합뉴스) 
SBS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