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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모디 총리, '야당 의회 공전' 항의 '하루 단식'

입력 : 2018.04.13 01:27|수정 : 2018.04.13 01:27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야당이 의회를 공전시키고 있다며 항의의 의미로 여당인 인도국민당(BJP) 소속 연방·주의회 의원 2천여명과 함께 12일 하루 단식했다.

인도 NDTV 등에 따르면 모디 총리는 이날 남부 타밀나두 주에서 열리는 국방 엑스포에 참석하기에 앞서 여당 의원들과 화상회의에서 "소수의 인물들이 민주주의를 목 조르고 있다"면서 단식으로 이를 널리 알릴 것을 요청했다.

모디 총리는 "지난 총선에서 권력을 잡지 못한 이들(야당)은 나라가 진보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하루도 국회가 제대로 굴러가게 두지 않았으며 민주주의를 말살하고 있다"고 야당을 강하게 비난했다.

당 차원에서 이날 공식적인 단식 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로 정했지만 모디 총리는 종일 단식할 것으로 알려졌다.

BJP는 또 1월 29일∼4월 6일 진행된 '예산 회기'에서 상당 기간 회의가 제대로 열리지 못한 데 대한 책임을 지는 의미에서 연방 의원들이 23일치만큼 월급과 수당을 받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제1야당인 인도국민회의(INC)는 여당의 단식을 '사진 촬영용 보여주기식 행사'라면서 의회 공전의 책임은 오히려 여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란딥 싱 INC 대변인은 "대규모 은행 사기, 라팔 고액 구매 의혹, 농민 위기, 고교 졸업시험 문제 유출, 정부 불신임 안 등에서 여당은 토론조차 허용하지 않았다"면서 "여당은 또 하층 카스트 보호 법안이 완화되는 것을 방치했고 주가 나누어 지면서 특별한 지위를 허용해달라는 안드라프라데시주의 요구를 묵살하는 등 남부 주들을 홀대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INC 역시 지난 9일 최근 하층 카스트 시위 과정에서 경찰과 충돌로 다수 사상자가 난데 항의하는 의미에서 라훌 간디 대표 등 당 지도부가 하루 단식을 했기에 '보여주기식 행사'라는 비판은 '제 얼굴에 침 뱉기'라는 지적도 나온다.

INC는 더구나 당시 단식을 시작하기 몇 시간 전 참석 의원들이 모여 푸짐한 아침 식사를 함께하는 모습이 담긴 사진이 소셜미디어에 퍼지면서 네티즌들의 조롱을 받기도 했다.

단식은 '인도 독립의 아버지' 마하트마 간디가 영국 식민지배에 대한 비폭력 투쟁 방법으로 사용한 이후 인도 정치인들이 종종 정치적 의사 표현 방법으로 사용했다.

인도 동북부 마니푸르 주의 사회운동가 이롬 샤르밀라(46·여)는 군이 반군 용의자를 영장 없이 체포하거나 사살까지 할 수 있게 한 법률에 반대해 2000년부터 16년 동안 코에 연결된 튜브로 영양분을 공급받으며 세계 최장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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