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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 불법파업 무조건 기소 제동…기아차 사건 '불기소'

박현석 기자

입력 : 2018.04.12 09:52|수정 : 2018.04.12 09:52


국민적 의혹이 제기된 주요 사건의 수사 과정을 검찰 대신 심의하는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불법파업 혐의로 입건된 기아자동차 노조간부들을 기소유예하라는 심의 결과를 내놓았습니다.

기소유예란 혐의가 인정되지만, 검사가 여러 정황을 고려해 피의자를 재판에 넘기지 않는 불기소 처분입니다.

검찰은 수사심의위 의견을 따라 노조 간부들을 재판에 넘기지 않고 사건을 종결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이번 심의 결과는 불법파업의 요건을 갖췄어도 무조건 재판에 넘기기보다 사정을 잘 살펴야 한다는 취지로, 검찰의 파업사건 처리 관행에 변화를 불러올지 관심을 모으고 있습니다.

수사심의위는 지난 5일 대검찰청에서 제1회 수사심의위원회 회의를 열고 불법파업 혐의로 사측으로부터 고소당한 기아차 노조간부들의 사건을 심의했습니다.

기아차 노조간부들은 2015년 두 차례, 2016년 한 차례 불법파업을 한 혐의를 받습니다.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할지 등을 둘러싸고 노사협상이 결렬되자 민주노총 총파업에 맞춰 부분파업에 들어간 사건이었습니다.

사측은 "근로조건 개선이 아닌 불법파업으로 생산에 막대한 차질을 빚었다"며 노조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습니다.

이날 심의위에서 검찰은 2015년 12월 파업에 대해서는 기존처럼 '혐의없음' 의견을 냈지만, 나머지 파업에 대해서는 "업무방해죄가 성립한다"는 의견을 냈습니다.

반면 노조 측은 "사전에 예고된 파업이기 때문에 사측에 막대한 손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려워 업무방해죄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수사심의위는 논의 후 표결을 통해 기소유예 의견을 내기로 했습니다.

파업 과정에서 법을 어긴 측면이 있더라도 피해가 크지 않다는 점을 따져야 한다는 노조 측 주장에 힘을 실어 준 것으로 해석됩니다.

이번 심의 결정은 지난 1월 수사심의위가 출범한 이후 내린 첫 결정입니다.

수사심의위는 내일 오후 2시 2차 회의를 열고 후배 여검사 성추행과 인사보복 의혹을 받는 안태근 전 검사장의 기소 여부를 심의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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