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추진하는 5천억 원 유상증자가 난항을 겪고 있습니다.
최대주주인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일부만 참여하기로 해 1천억원 가량이 부족액이 발생했기 때문입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에 1천860억원을 출자하기로 했습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보유한 카카오뱅크의 지분율인 58%에 해당하는 금액인 2천900억원보다 1천40억원이 부족합니다.
카카오뱅크는 이번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5천억원 확충하려고 했고, 유상증자는 보통주 2천억원, 우선주 3천억원으로 구성됐습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카카오뱅크 지분을 인수할 당시 계약대로 발행주식의 50%만을 보유하기 위해 50%를 초과하는 부분을 이번에 해소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당초 지분율 50%로 출발했다가 우여곡절 끝에 58%로 늘어났습니다.
카카오뱅크의 준비법인에 참여했던 로엔엔터(지분율 4%)가 카카오(지분율 10%)에 2016년 3월 인수되면서 은산분리(산업자본의 은행 소유 금지) 규제에 따라 로엔엔터가 보유한 지분을 한국투자금융지주가 떠안았습니다.
이어 정식 발족에 앞서 2016년 말 주주였던 코나아이(지분율 4%)가 빠지겠다고 해 코나아이의 지분 역시 한국투자금융지주가 인수했습니다.
한국투자금융지주는 이번에 신규 발행하는 주식을 포함한 전체 발행주식의 절반만 보유하지만 지분율은 58%로 바뀌지 않습니다.
보통주는 현 지분율만큼 사들이는 대신 우선주는 그만큼 덜 사기 때문인데, 지분율은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만으로 계산합니다.
최대주주가 우선주를 실권함에 따라 다른 주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됩니다.
카카오뱅크의 주주는 카카오, 국민은행(각 10%), 넷마블게임즈·서울보증보험·우정사업본부·이베이코리아·스카이블루(각 4%), 예스24(2%) 등입니다.
서울보증보험은 "참여 여부를 검토 중으로 다음주 정도면 확정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주주사들이 현재 증자에 나설지, 한다면 얼마나 할지 등을 저울질하고 있습니다.
주주사들은 주금 납입 예정일인 25일 이전까지 결정을 내려야 합니다.
카카오뱅크가 지난해 9월 기존 주주들을 대상으로 5천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만큼 기존 주주들이 전부 이번 5천억원 추가 증자에 전액 참여할지는 미지수입니다.
은산분리의 원칙에 따라 산업자본인 카카오는 카카오뱅크의 지분을 최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고, 이 중 의결권은 4%까지만 허용됩니다.
의결권이 없는 우선주는 이 은산분리 규제에 적용받지 않아 실권주가 나오면 카카오가 얼마든지 인수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신의 지분율에 해당하는 증자액인 500억원과 한국투자금융지주의 실권주를 인수하는 데 필요한 금액 1천40억원을 더한 것만으로도 1천540억원에 달해 카카오가 이를 감당하기가 쉽지 않을 수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카카오 관계자는 "주주로서 고민 중으로 아직 결정된 바는 없다"며 실권주 인수 여부에 대한 즉답을 삼갔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