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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이스라엘, 시리아 사이에 두고 격한 설전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04.11 05:14|수정 : 2018.04.11 05:14


중동의 숙적 이란과 이스라엘이 시리아를 사이에 두고 격하게 설전을 벌였습니다.

9일(현지시간) 시리아 중부 T-4 공군기지를 겨냥한 폭격으로 이란 장교 4명이 사망하면서인데, 이란은 이스라엘군을 폭격 주체로 지목했습니다.

이란 최고지도자의 최측근 인사인 알리 아크바르 벨라야티 수석보좌관은 10일 시리아 다마스쿠스를 방문, "이번 공습은 시온주의 정권(이스라엘)의 범죄행위며 이란은 이 범죄행위를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그러면서 "모다페 하람(성지의 수호자. 이란에서 시리아에 파병된 군인을 이르는 용어)은 언제나 시리아 국민과 정부 편에 서겠다"면서 "이슬람 공동체의 적, 특히 시온주의 정권과 그 조종자(미국)에 맞서 계속 싸우겠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적들이 시리아 정부군에게 패하자 동구타에서 화학무기를 사용했다고 근거도 없이 비방하기 시작했다"면서 "지난 7년간(시리아 내전) 실패한 적들은 시리아에서 악의적인 목적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이란 혁명수비대와 연관된 타스님뉴스는 이번 공습으로 이란군 7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스라엘로 추정되는 공격으로 이란군이 죽은 것은 2015년 1월 이후 3년 만입니다.

이란은 자국군이 폭격을 당해 죽은 바로 다음 날 최고지도자의 최측근 인사를 시리아로 보내 이를 상당히 심각하게 다루겠다는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이에 대해 아비그도르 리버만 이스라엘 국방장관은10일 "우리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란이 시리아에 발붙이지 못하도록 하겠다"면서 "우리에게 다른 선택은 없다"고 맞받았습니다.

또 "이란이 시리아에서 세력을 불리도록 놔두는 것은 이란에 우리의 목을 졸라도 된다고 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면서 극도로 경계했습니다.

이스라엘은 그러나 T-4 공군기지 공습을 자인하지는 않았습니다.

이스라엘은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시리아 정부를 지원하는 이란이 시리아에 군사 기지를 설치했다거나 헤즈볼라에 대한 이란의 무기 제공을 막겠다는 이유로 종종 시리아 영공을 침범해 폭격했습니다.

헤즈볼라는 레바논에서 영향력이 큰 무장정파로 이란 혁명수비대와 긴밀한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군사 행동을 이란의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습니다.

헤즈볼라는 2011년 시리아 내전 초기부터 시리아에 조직원을 보내 시리아 정부를 지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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