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멕시코 대통령 "미국과 모든 협조 관계 재검토"…갈등 고조

권태훈 기자

입력 : 2018.04.10 05:16|수정 : 2018.04.10 05:16


멕시코가 미국과의 전통적인 협력 관계를 전면 재검토하고 나섰다고 밀레니오 등 현지언론이 9일(현지시간) 보도했습니다.

멕시코 대통령실은 이날 성명을 내 "엔리케 페냐 니에토 대통령이 전날 열린 각료회의에서 미국 정부와의 협력 메커니즘을 평가하라고 전 부처에 지시했다"면서 "멕시코는 미국과의 모든 협조 관계를 재검토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는 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강행하는 이민과 국경 관련 정책을 두고 양국 간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취해진 것으로, 멕시코는 그간 경제뿐만 아니라 마약밀매와 불법이민 등의 분야에서 미국과 긴밀히 협력해왔습니다.

루이스 비데가라이 멕시코 외교부 장관은 트위터에서 "평가는 외교부의 협조 아래 현재 진행 중인 모든 협력 사안을 포괄할 것"이라고 부연했습니다.

비데가라이 장관은 또 현지 라디오 방송에 "오는 13일 페루 리마에서 개막하는 미주정상회의에서 양국 정상이 개별 회담을 하지 않을 예정"이라며 "미주정상회의서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ㆍ나프타)의 미래를 위한 추가 협상은 없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습니다.

대통령실은 성명에서 이번 조치의 배경을 설명하지 않았지만,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멕시코에 대한 태도에 좌절을 느낀 징후로 여겨져야 한다고 설명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습니다.

앞서 니에토 대통령은 지난 5일 대국민 연설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불법 이민과 마약밀매를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워 멕시코와의 국경에 주 방위군을 파견하는 포고령에 서명하자 이례적으로 직접적인 어휘를 사용해 가며 강도 높게 비난한 바 있습니다.

니에토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비용을 멕시코가 부담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자 작년 이후 미국 방문을 두 차례 취소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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