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영장 2번 기각' 안희정 내주 불구속 기소할 듯

안희정 전 충남지사에 대해 청구한 구속영장이 두 번 기각된 검찰이 구속 수사 방침을 접고 그를 다음 주중 재판에 넘길 전망입니다.

검찰에 따르면 서울서부지검은 이르면 다음주 초 안 전 지사를 불구속 기소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검찰은 두 차례 안 전 지사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며 증거인멸 우려 등에 따른 구속 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모두 법원 문턱을 넘지 못한 이상 추가로 구속 시도는 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수사를 이어오면서 안 전 지사의 범죄 혐의가 명확하다는 판단을 굳힌 만큼 조만간 내용을 구체적으로 가다듬어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기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이 정도면 증거인멸 우려나 도망 염려도 소명됐다고 본다"며 "유죄 판결에는 합리적 의심이 없어야 하지만, 소명은 그보다는 낮은 단계"라며 법원 판단에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습니다.

검찰 관계자는 또 "강제 수사를 최소화해야 하는 것은 맞고 재판에서 다툴 여지가 있기는 하지만 수사하는 입장에서는 강제 수사가 필요하다는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검찰은 전 충청남도 정무비서 김지은 씨에 대한 형법상 위력에 의한 성관계와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지난달 23일과 지난 2일 구속영장을 청구했습니다.

첫 번째 영장은 "증거인멸 우려나 도망 염려가 없고, 지금 단계에서의 구속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지나치게 제한할 것"이라는 사유로 기각됐습니다.

두 번째 영장은 증거인멸, 도망 염려에 더해 "혐의를 다퉈볼 여지가 있다"는 사유가 고려돼 기각됐습니다.

검찰은 안 전 지사가 컨테이너에서 지내는 데다 자의적으로 출석하거나 심문에 응하지 않는 행동을 보인 점에서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봤습니다.

또 업무 휴대전화 내용을 삭제한 정황 등에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봤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이에 대해 안 전 지사 측 변호인은 "광범위하게 압수수색해 증거를 확보했을 텐데 이제 와 증거인멸 얘기가 나온 것은 의문"이라며 검찰의 주장을 반박했습니다.

향후 검찰은 공소사실을 더욱 명확히 정리해 재판에 대비할 방침입니다.

(사진=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