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억 원 대 도자기 횡령·외제차량 사기 혐의를 받고 있는 전준주(가명 왕진진·38)가 재판에서 혐의 인정 여부에 대해 또 번복했다.
5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형사8단독 심리로 오전 11시 40분부터 진행된 전준주의 횡령·사기 재판에서 예정시간 보다 5분가량 늦게 낸시랭(본명 박혜령·42)의 손을 잡고 나타났다. 바로 전날 선임계를 제출한 새로운 변호인이 전준주의 재판에 함께 출석했다.
전준주는 지난해 문 모 교수에게 10억원 대 중국 도자기를 넘기겠다며 1억원을 챙긴 혐의(횡령)와 A씨 소유의 외제차량을 가져간 뒤 이를 담보로 5000만원을 받아 챙기고 외제차도 돌려주지 않은 혐의(사기)가 병합돼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1월 15일 공판에서 전준주는 앞서 공판에서 두 가지 공소내용 모두 인정한다던 입장을 뒤집고 도자기 횡령 혐의에 대해서 “나도 속았다.”며 강하게 부인하며 입장을 번복한 바 있다. 검찰이 가품으로 드러난 도자기 감정 증명서 등을 제시했지만 전준주는 “법원의 감정 기록을 믿을 수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5일 열린 공판에서 재판부가 “공소내용 중 횡령 부분은 인정하지 않고 사기 혐의는 인정한다고 한 게 맞나.”라고 묻자 전준주 측 변호인은 횡령 뿐 아니라 이미 공소사실을 인정한 사기 혐의에 대해서도 “인정하지 않는다.”며 돌연 입장을 번복했다. 1월과 4월 두차례 열린 재판에서 혐의 모두 부인한다고 입장을 바꾼 것.
이에 검찰이 “이전 기일에서 증거 동의까지 다 하지 않았나.”고 황당한 기색을 드러내며 반문하자 전준주는 “증거 동의를 하냐고 했을 때 즉각 아니라고 했다. 당시 국선 변호인이 그렇게 답한 것이다. 재판 끝나고 마찰이 있었다.”며 반발했다.
이에 재판부는 “원칙적으로 증거동의한 부분에 대해서 입장을 번복할 수 없다. 피고인 측 증인 신문을 진행해보겠다.”고 밝혔다.
그러자 전준주는 변호인을 통해 10억원 대 도자기 횡령 및 세 건의 사기혐의로 자신을 고소한 김 모 교수를 다음 기일 자신의 증인으로 소환하겠다는 의사를 구두로 법정에서 밝혔다.
김 교수와 함께 추가 3명의 증인을 신문해 자신이 10억원대 도자기를 횡령할 의사가 없었고, 외제차량을 통해 대출을 받을 의사가 없었다는 취지로 무죄를 입증하겠다고 주장했다.
전준주의 횡령 및 사기혐의 4차 공판은 오는 4월 19일 속행된다.
전준주는 지난해 12월 27일 낸시랭과 결혼을 했다고 낸시랭의 SNS를 통해 발표했다. 결혼 발표 이후 전준주가 장자연 편지를 조작하고, 2건의 특수강도강간으로 복역했던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일었다. 낸시랭과 전준주는 지난해 12월 30일 서울 역삼동 삼정호텔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의혹에 해명했다.
하지만 기자회견에서 전준주는 이미 대법원에서 증거조작으로 판명된 장자연의 편지에 대해서 진짜라고 주장해 취재진으로부터 강한 항의를 받았다. 전준주는 이 자리에서 자신이 마카오에서 왔으며, 1971년생이라는 허위 주장을 해 논란을 일으켰다.
전준주는 전라도 해남 현산면에서 1980년도에 출생했으며 1988년 3월 전라도 강진군으로 이사를 와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검찰이 확인한 출입국기록에 따르면 전준주는 중국과 마카오 등지에 출국한 바 없다.
사진=김현철 기자
(SBS funE 강경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