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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 조사에 곧바로 개입'…채동욱 사찰 수사 외압 정황

임찬종 기자

입력 : 2018.04.04 22:38|수정 : 2018.04.04 22:40


검찰이 지난 2014년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불법 사찰 의혹을 수사할 때 수사 검사의 비밀 면담 조사 과정에 지휘부가 곧바로 개입하는 등 외압이 가해진 정황이 드러났습니다.

지난 2014년 초 서울중앙지검에서 채동욱 전 검찰총장에 대한 불법사찰 의혹을 수사하던 A 검사는 서울 종로구에 있는 외교부 청사를 방문했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채 전 총장의 혼외자로 알려진 채 모 군의 출입국 정보를 외교부 직원이 조회한 사실을 확인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청와대 관련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뇌부가 민감하게 반응하던 시점이라, A 검사는 상부 보고 없이 직접 외교부로 가서 담당 직원에게 면담을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약 20분 뒤 면담을 시작하려고 할 때 갑자기 검찰 간부로부터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누군가 검찰 지휘부에 A 검사의 외교부 방문을 알린 겁니다.

외교부의 보고를 받은 청와대가 검찰 지휘부에 연락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대목입니다.

A 검사는 전화를 무시하고 면담을 진행했고, 청와대 요청으로 출입국 기록을 조회했다는 외교부 직원의 답변을 받았습니다.

A 검사는 면담 후 지휘부에 조사 경위를 설명했지만, 얼마 뒤 수사팀에서 배제됐습니다.

이후 검찰은 청와대 민정수석실 관계자 소환 조사 없이 서면조사 등만 진행한 뒤 정당한 감찰 활동이었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청와대 개입 여부에 대한 새로운 정황이 포착된 만큼, 당시 수사 과정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진상이 규명될지 주목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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