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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청명절 '대리 성묘' 논란…"진실한 감정 못 담아"

유영규 기자

입력 : 2018.04.04 16:27|수정 : 2018.04.04 16:27


중국에서 청명절을 앞두고 확산하는 '대리 성묘'가 다시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중국인들은 청명절에 조상의 묘를 찾아 성묘를 하는 관습이 있지만 거리와 시간의 제약으로 돈을 주고 사람을 사서 성묘를 하는 관행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중국 인터넷매체 왕이망에 따르면 징 모 씨는 지난 2일 중국 산시 성 시안의 한 묘원에서 진행된 '대리 성묘'를 휴대전화 화상통화로 지켜봤습니다.

징 씨는 14년전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뒤 여름 휴가때 시안의 묘원을 찾지만 청명절에는 일이 많아 짬을 낼 수 없어 '대리 성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대리 성묘'는 묘원에서 일하는 4명이 참석해 헌화와 각종 제례품을 진열하고 3분간 묵념하는 형식으로 치러졌습니다.

'대리 성묘'에 걸린 시간은 10여 분 비용은 100위안(1만7천 원)입니다.

징 씨는 화상통화로 '대리 성묘' 과정을 지켜보면서 눈물을 흘렸습니다.

징 씨는 남편이 자연을 좋아해 수목장으로 모셨다면서 수목장은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녀는 여름휴가 기간에 아이를 데리고 묘원을 찾을 계획이라면서 남편도 이런 사정을 이해해주리라고 믿는다고 말했습니다.

중국에선 청명절 연휴가 짧아 먼거리를 이동할 수 없는 현실적인 여건때문에 '대리 성묘'가 성행하고 있습니다.

이런 관행에 대해 일부에서는 제례의 형식을 갖출 수는 있지만 진실한 감정을 담을 수는 없다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중국 매체는 최근 한 조사에서 30∼45세 연령층의 80% 이상이 대리성묘에 반대했으며 이들은 고인에게 한 송이 꽃, 한 잔의 술을 올리더라도 사람을 사서 하는 성묘와 비교할 수는 없다고 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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