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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지원으로 '쌍용차 사태' 해고자 건강 상태 변화 연구

입력 : 2018.04.04 13:32|수정 : 2018.04.04 13:32

심리치유센터 '와락'·고려대 김승섭 교수 진행


2009년 쌍용자동차 사태 해고자, 복직자들의 건강상태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가 국가인권위원회 지원으로 이뤄진다.

쌍용차 해고노동자 심리치유센터 '와락'과 고려대 보건정책관리학부 김승섭 교수 공동연구팀은 4일 서울 중구 인권위 배움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들이 올해 진행할 '해고, 국가폭력, 그리고 노동자의 몸' 연구가 인권위 지원사업으로 선정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이달부터 집담회, 개별 심층 인터뷰 방식으로 복직되지 않은 쌍용차 해고자 130명과 2016년 이후 복직한 노동자들의 건강상태 변화를 추적·관찰할 계획이다.

연구팀은 또 "2009년 파업 당시 경찰의 과잉·폭력진압, 파업 참가자에 대한 DNA 채취 등 인권침해 행위와 사측의 손해배상·가압류 제기 등이 해고자들의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줬는지도 조명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김 교수 연구팀은 2009년과 2015년 두 차례 파업 참가자 등의 건강상태를 조사한 바 있다.

파업 참여 노동자 208명을 대상으로 한 2009년 설문조사에서 절반을 넘는 105명(50.5%)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앓는 것으로 분류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같은 측정도구를 사용한 걸프전 참전 군인에 대한 미국 연구에서는 실제 전투에 참가한 군인 중 22%, 이라크군에 포로로 잡힌 군인 중 48%가 PTSD를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 연구팀의 2015년 조사는 당시까지 복직되지 않은 해고자와 2013년 복직한 노동자, 자동차산업 정규직 노동자의 건강상태를 비교 측정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해고자의 72.2%, 복직자의 49%가 '과거 1년간 불면증·수면장애 증상을 보인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불면증·수면장애를 겪었다는 일반 자동차산업 노동자 비율은 2%에 불과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는 정리해고, 국가폭력을 경험하고 10년간 고통을 겪은 해고자와 그 가족의 삶과 건강을 회복할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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