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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행렬 못 막으면 원조 중단" 트럼프 협박에 온두라스 '발끈'

입력 : 2018.04.04 05:56|수정 : 2018.04.04 05:56


온두라스가 중미 출신 이민자들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행렬을 뜻하는 '캐러밴'(Caravan)을 비판하며 적대감을 드러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향해 반격을 가했다.

에발 디아스 온두라스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미국과 멕시코 국경으로 향하는 캐러밴을 온두라스 정부가 막지 못한다면 원조를 줄일 수 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위협을 거부했다고 일간 라 트리부나 등 현지언론이 전했다.

디아스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의회와의 정치적 논쟁을 벌이면서 불공정하게 온두라스를 이용하고 있다"며 "우리나라에 대한 불공정한 발언에 분노를 느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불법 이민을 막기 위해 온두라스 정부가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알지 못한다"며 "우리가 지금까지 불법 이민을 저지하려고 취한 모든 노력을 인정하지 않는 사실에 개탄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온두라스 정부가 캐러밴을 막지 못하면 원조를 끊겠다고 위협했다.

그는 전날에도 "미국이 매우 관대하게 대하는 온두라스, 멕시코, 그리고 여러 다른 나라가 우리의 약한 이민 정책을 통해 그들의 많은 국민을 우리나라에 보낸다"며 "캐러밴들이 여기로 향하고 있다"고 트위터에 썼다.

캐러밴은 2010년 이후 마약, 폭력과 가난을 피해 고국을 떠나 멕시코 남부에서 도보나 차량을 이용해 미국과의 국경으로 향하는 중미 국가 출신자들의 행렬을 가리킨다.

대부분은 멕시코 아래에 있는 온두라스 출신이며 과테말라, 엘살바도르 국가 출신도 포함된다.

일부는 미국에 합법 이민이나 난민 지위 신청을 하지만 상당수는 멕시코에 정착한다.

디아스 대변인은 "이민행렬이 발생하는 원인은 폭력과 마약, 마약밀매 탓"이라면서 "우리나라에 폭력을 유발하는 미국이라는 거대한 마약 시장의 수요를 줄이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은 무엇을 했는가"라고 반문하기도 했다.

그는 아울러 "우리는 미국의 도움을 감사하게 생각하지만, 국가로서 존중받을 가치가 있다"면서 "온두라스는 트럼프 대통령의 지원 여부와 상관없이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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