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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섬, 살갗은 쓰라립니다"…이효리, 제주 4.3사건 추모시 낭독

입력 : 2018.04.03 10:35|수정 : 2018.04.03 10:35


가수 이효리가 제주 4.3사건 70주년 추념식에서 제주의 아픔을 어루만지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을 낭송했다.

3일 오전 제주시 봉개동 4·3평화공원에서 열린 제70주년 4·3희생자 추념식에 참석한 이효리는 검은색 정장 차림으로 화장기 없는 맨 얼굴로 단상에 올랐다.

그는 이종형 시인의 ‘바람의 집’을 천천히 낭송했다. ‘바람의 집’은 1947년 발생한 제주4.3사건의 희생자들의 아픔을 추모하는 내용이다. “섬, 4월의 바람은/수의없이 죽은 사내들과/관에 묻히지 못한 아내들과/집으로 돌아가는 길을 잃은 아이의 울음 같은 것”이란 내용이 담겼다.

이효리는 제주4.3사건으로 희생된 영령들을 위로하면서 그 아픔을 안고 살아가는 제주 도민들을 향한 묵묵한 추념사로 주위를 먹먹하게 했다.

앞서 이효리는 제주4.3사건 추념식 내레이션을 맡는다는 사실을 직접 밝히면서 “부탁이 와서 맡기로 했다”며 “블랙리스트에 오르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있었는데 괜찮다고 하더라. 제주에서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어서 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이미지이효리에 앞서 제주도에 거주하는 또 다른 가수인 루시드폴이 이날 ‘4월의 춤’을 기타반주를 열창했다.  ‘4월의 춤’은 제주도에서 일어난 4.3 사건을 추모하기 위해 루시드폴이 2015년 12월 발매한 곡이다.

루시드폴은 당시 ‘4월의 춤’을 작곡한 이유에 대해서 “4.3 평화공원을 다녀온 후 충격이 남아서 앨범 작업으로 이어졌다. 동네마다 적혀있는 비석을 보고 가깝게 느꼈다.”고 이유를 설명한 바 있다.

대중 가수들이 추념식 본행사에 참여하는 건 2014년 4·3 희생자 추념일이 국가기념일로 지정된 이후 이번이 처음. 이효리와 루시드폴은 제주도에 거주하는 대표적인 연예인들이다.

제주 4.3 사건은 1947년 3월 1일을 기점으로 하여 1948년 4월 3일에 발생한 소요사태 및 1954년 9월 21일까지 제주도에서 발생한 무력충돌과 진압 과정에서 주민들이 희생당한 사건을 말한다.

이날 문재인 대통령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대통령으로서는 두 번째로 제주 4.3사건 희생자 추념식에 참여했다.

 

(SBS funE 강경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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