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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마을 주택 258채 기증 중국 부호, 주민들 욕심에 좌절

이병태 기자

입력 : 2018.03.28 14:53|수정 : 2018.03.28 16:42


▲ 중국 부호 천성이 고향 마을에 기증한 고급주택 단지

자수성가한 중국 부호가 고향 마을에 고급 주택 단지를 기증했지만 마을 사람들의 지나친 욕심에 좌절할 수밖에 없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보도했습니다.

광둥성 관후현이 고향인 천성 씨는 베이징대학을 졸업한 뒤 1997년 식품기업 '톈디이하오'를 설립해 큰 성공을 거뒀습니다.

재벌의 반열에 오른 그는 고향 사람들의 집이 낡고 파손된 것을 알고는 이들을 위해 주택 단지를 지어주기로 했습니다.

쾌척한 2억 위안, 우리돈으로 340억 원은 유치원과 경로당, 농구장과 공연장 등을 갖춘 고급주택 단지를 세우는 데 쓰였습니다.

침실 5개를 갖춘 주택 한 채의 면적은 85평에 달했습니다.

2013년 인구조사 때 관후 현의 고향마을에는 모두 190가구가 있었는데 여러 사정을 고려해 모두 258채를 세우기로 한 계획에 따라 1차로 지난해 말 138채가 완공됐습니다.

하지만 이때부터 분란은 시작됐습니다. 천성의 고급주택 단지 기부 소식에 이웃 마을에서 이사하는 사람들이 자꾸 늘어났습니다.

심지어 마을 사람 일부는 자식이 결혼하니 두 채를 달라고 요구하며 생떼를 썼습니다.

이런 분란으로 지난해 말 1차로 완공된 138채에는 아직 아무도 입주하지 못했습니다.

마을 사람들의 일자리를 위해 과수원과 돼지 농장을 짓겠다는 천성 씨의 계획도 잠정 중단됐습니다.

천성 씨는 고향에 돌아갈 때마다 모든 사람이 온갖 요구를 해 도저히 견딜 수 없었다며 지난 2년간 고향에 돌아가지 않았다고 전했습니다.

사태가 심상치 않자 현 정부는 촌 위원회와 협력해 마을 사람들의 견해 차이를 조정한 후 주택 배분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지만 마을 사람들의 탐욕에 쉽지 않은 일이 될 전망입니다.

(사진=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캡쳐/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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